[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재건축 조합장과 임원들에 대한 과다한 인센티브는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해 결의의 효력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신반포1차 재건축주택조합 조합원 A씨 등 30명이 조합을 상대로 낸 임시총회결의무효확인 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지난 2016년 대치은마, 반포주공 1·2·4, 신반포3차, 잠실진주, 청담삼익아파트 등 재건축 조합원들이 참석한 서울시 부당 행정갑질 규탄 및 재건축·재개발 규제철폐 총 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합은 2013년 10월 조합장 등 임원이 손실이 발생할 경우 조합장 10억원, 임원들 1인당 5억원으로 한도를 정해 배상하되 추가이익이 발생해 조합원들에 대한 환급금이 상승하고 추가부담금이 감소할 경우 추가이익금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A씨 등은 "조합원들의 수익을 제3자에게 분배해 조합원들 사이에 수익의 불균등 분배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조합의 목적에 반하고 조합원들의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해 그 자체로 총회의 결의사항이 될 수 없다"면서 강행법규와 신의칙에 위배돼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은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원심은 "일정 기준 이상으로 증가될 사업이익이 있으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므로 조합원 이익분배권 등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조합장이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고, 결의에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않았다거나 대의원회 등의 사전 심의 및 의결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센티브의 내용이 부당하게 과다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인센티브 지급에 대한 결의 부분은 그 효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임원들은 대략적인 수익금 규모를 예측할 수 있었고 일반 조합원들은 파악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설명회에서 조합원들에게 어느 정도 설명이 이뤄졌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임원들이 재건축사업에 대한 신속한 추진이나 분양가격, 분양시기 결정, 홍보 전략의 수립과 집행 등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도 충분히 심리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는 재건축조합 총회의 결의, 신의성실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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