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으로 반등 노리는 LCC 하위권들
티웨이항공·에어서울, 기존 전략 탈피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
2017-06-29 17:50:09 2017-06-29 17:50:09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6개 저가항공사(LCC) 중 5·6위를 기록 중인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이 나란히 체질 개선을 선포했다. 나날이 격화되는 LCC 경쟁 속 생존을 위한 중장기 경쟁력 구축 차원이다.
 
29일 티웨이항공은 오는 2025년까지 대형기 10대를 포함한 총 50대의 기단을 구축해 중단거리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으로의 진출 계획을 밝혔다. 불과 일주일 전 일본노선에 집중해 온 에어서울이 기단 확대를 통해 일본을 벗어나 노선 다양화 계획을 밝힌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티웨이항공은 중장기 전략으로 대형기 도입과 해외 프랜자이즈화를 앞세웠다. 현재 중소형기 16대의 기단으로 중단거리 8개국 39개 노선에 운항 중인 활동영역을, LA와 로마 등 북미와 유럽까지 확대한다.
 
글로벌 LCC 입지 구축을 위해 해외 현지 판매망을 확대하는 프랜차이즈화도 추진한다. 오는 2025년 매출액 2조원대 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올해만 4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해 기단을 20대로 확대하고 매출액 5500억원, 영업이익 450억원을 달성해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지난해 출범한 에어서울은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던 일본 특화전략을 탈피하기로 했다. 특화 노선인 일본지역이 대부분 비인기 노선으로, 인기 노선인 나리타와 오사카, 괌, 홍콩 등으로 발을 넓혀 다양한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각오다.
 
기단 역시 현재 3대에 불과한 것을 올해부터 매년 2대씩 늘려, 중국과 베트남·필리핀 등 고정 수요가 확보된 지역까지 진출하는 내년을 흑자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이 나란히 체질 개 선을 선포하고 나섰다. 나날이 격화되는 LCC 경쟁 속 생존을 위한 중장기 경쟁력 구축 차원 에서다. 사진/각 사
 
나란히 업계 최하위권을 기록 중인 양사가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체질개선에 나선 이유는 역시 '생존'이다.
 
지난 2010년 연간 여객 5800만명에서 지난해 1억명을 돌파한 국내 항공시장의 성장은 LCC들의 급성장이 주도했다. 기존 대형 항공사 대비 서비스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이를 상쇄한 LCC들은 국내선과 국제선 가리지 않고 영향력을 키워왔다.
 
특히 국내선의 경우 지난 2010년 34.7%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56.8%까지 끌어올리며 전체 수요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고, 같은 기간 국제선도 2.3%에서 2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며 대형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호황은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LCC간 경쟁을 더욱 격화 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최대 경쟁력이던 낮은 운임료는 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이어졌고, 새롭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신규 LCC들의 출범 소식은 부담을 높인다.
 
지속된 저유가 기조와 높은 항공여행 수요 증가폭 덕에 실적은 호조를 보인다. 하지만 단거리 수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국 노선이 사드 보복 조치에 막히다시피 한 상황이다. 경쟁자 유입까지 겹쳐 장밋빛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제주항공(089590)과 진에어 등 상위권 LCC의 경우 출혈 경쟁 속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 중이다. 반면, 하위권인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의 경우 상황이 좋지 않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까지 4년간 이어진 흑자경영 끝에 올 상반기 겨우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고, 에어서울은 지난해 10월 첫 국제선 운항 이후 8개월째 적자를 지속하며 올 1분기 5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양사 역시 그동안 고수하던 경영 방침에서 과감히 탈피, 새로운 수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LCC업계가 연평균 20~30%의 성장을 이어오고 있지만, 업계 전체의 성장이 모든 항공사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각 사별 경쟁력 제고를 통한 수익성 확보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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