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서울시민의 88%가 보행 중 흡연금지와 금연 거리 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 함께서울 정책박람회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서울이 민주주의다’를 주제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 다수가 보행 중 흡연금지·금연 거리 확대 정책에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시민이 제안한 정책의제 5개를 놓고 시민과 공무원, 각계 전문가 등이 모여 열띤 현장 토론과 투표를 진행하며 광장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보행 중 흡연 금지와 금연 거리 확대 정책에 1만4252명이 투표해 찬성 88.23%로 압도적인 지지가 나타났다. 반대는 7.67%로 적었고, 잘 모르겠다는 4.1%로 나왔다. 이 정책을 제안한 송시우 학생(15)은 “길을 지나가다 담배 피는 아저씨 옆에 서 있는 어린 아이 키가 담배를 들고 있는 손과 너무 가까워 위험해 보였다”며 “길을 걷다 담배 연기로 얼굴을 가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시민 중 성인남성 흡연율은 36.5%로 미국, 호주보다 2배 이상 높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연간 7조원에 달한다. 특히 보행 중 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 피해와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민 의견으로는 금연거리 확대 시 어린이 놀이터, 어린이집 근처, 주택가 창문 아래 등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내 금연 거리는 자치구에서 조례로 지정한 57곳이다. 또 지난 2015년 조례 개정으로 지하철 출입구 10m 내 지역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관리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아기가 태어난 가정의 산모와 아기에게 필요한 생활용품 키트를 지원할지 여부도 정책의제였다. 1만4015명이 투표해 찬성 81.57%, 반대 10.02%, 잘 모르겠다 8.41%로 나왔다. 이 의제는 복지선진국인 핀란드에서 시행 중인 정책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마더 박스를 선물한다.
반려 동물을 위한 공영 장례시설(화장장이나 수목장) 필요성이 두 번째 정책의제였다. 1만3912명이 투표한 결과 찬성 54.27%, 반대 23.62%, 잘 모르겠다 22.10% 로 나왔다.
시민 누구나 정기적으로 마음 건강을 진단할 수 있는 지원 제도가 필요한지 묻는 정책의제도 있었다. 찬성 82.19%, 반대 4.86%, 잘 모르겠다 12.94% 로 나왔다.
지난 2015년 현재 인구 10만명당 25.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OECD 국가 평균 12명보다 2배 이상 높다. 국민 중 우울증 경험율은 50대 이상 연령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생애 주기별 스트레스 인지율 조사에서는 30대가 가장 높고, 이어 20대와 40대 순이었다.
시민 의견으로는 시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 체계 내에 제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마음 치유 프로그램 운영, 상담시 개인 사생활 보호가 될지 걱정된다 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가구에 교통비 지원 제도가 필요할지 묻는 질문에는 찬성 44.23%, 반대 36.67%로 찬성과 반대가 팽팽했다. 10년 동안 차를 보유하지 않은 가구에 작은 동기 부여가 되는 좋은 정책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형평성 등 논란이 많다는 의견도 있었다.
5개 정책의제는 지난 5월 온라인 정책 공론장인 데모크라시서울 (democracyseoul.org)에서 시민들의 정책 제안 공모로 선정됐다. 지난달 5일부터 30일까지 1만2000여명이 사전 투표를 마쳤고,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2000여명이 거리 투표에 나섰다. 폐막식 당일에는 시민들이 모여 정책 의제별 토론을 들은 후 현장 투표를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7 함께 서울 정책박람회'에서 정책별 키워드를 두고 시민들과 함께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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