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주 법정에서 만난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이뤄진 단독 면담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만나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33차 공판에 이 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이 부회장과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 임원 4명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그룹이 박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등 그룹 현안을 부탁하는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영재센터와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에 298여억에 달하는 돈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특검은 이 금액 모두를 뇌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으나, 건강상 문제와 본인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이들의 법정 첫 만남은 불발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박 전 대통령과 세 번 독대한 당시 상황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이나 이 부회장의 증언거부로 재판은 공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전 임원들도 모두 증언을 거부할 전망이다.실 제로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 사장과 다른 삼성 임원 모두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거부했다. 이는 이 부회장의 재판이 아닌 곳에서 상반된 진술이 나오는 것을 막겠다는 그룹 차원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12일 열리는 이 부회장 재판에는 최씨 딸 정유라씨가 증인으로 채택돼 있으나 출석 가능성은 작다. 정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자신의 형사 사건과 직결돼 나갈 수 없는 상황이며, 가지 않는 것이 자신을 방어하는 최선의 길"이라며 출석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김건훈 전 보좌관도 증인으로 나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 제출 과정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지난 6일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내용만으로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고 판단해 직접 증거가 아닌 정황증거로 채택했다.
14일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증인으로 나와 공정위 순환출자 해소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진술할 예정이다. '삼성 저격수'라 불리는 김 위원장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삼성 경영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 2월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순환출자문제에 대해 조언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공여' 37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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