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삼성 합병 관련 대통령 지시 받은 적 없다"
"사석에서도 들은 적 없어…합병 후 서면으로 사후 보고"
2017-07-04 17:09:47 2017-07-04 17:09:47
[뉴스토마토 홍연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삼성물산 합병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4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 전 수석은 "대통령으로부터 삼성물산 합병 관련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대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 밝혔다.
 
그는 '국민대표기업인 삼성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으로부터 공격을 받는다고 해서 걱정스럽고 안타깝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특검이 재차 "사석에서도 들은 적이 없냐'고 묻자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 지시하거나 질문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최원영 당시 고용복지수석비서관에게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된 국민연금 의결권 문제를 챙겨보라고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과정에서 처음 들었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최상목 전 경제금융비서관이 '안 전 수석이 삼성물산 합병 문제를 챙겨보라고 했다'는 진술에 대해서도 "'챙긴다'는 의미가 의사 결정 개입이 아니고, 이슈가 커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파악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물산 합병 후인 2015년 7월 20일 관련 내용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해 서면으로 사후 보고를 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장기간 경제계에서 관심을 두고 우려하던 이슈였고, 상황이 종료된 후 앞으로 향후 경제 정책 방향과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정리해서 올렸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아울러 대통령 독대 이후 이 부회장과 통화는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 전 부회장으로부터 '아침에 만나 반가웠다. 통화 가능할 때 연락 달라'는 문자를 받고 전화를 했다"며 "이 부회장이 차를 타고 이동 중이라 간단한 인사만 하고 끊었으며, 승마협회 이야기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은 개별 면담 이후 이 부회장을 배웅할 때 어색하거나 불편한 모습은 없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 측은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지원과 관련해 야단을 맞았으며, 강요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적힌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제시하며,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의 연결고리인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그룹 '최순실 뇌물 관련' 35차 공판에 증인 출석하고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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