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고급브랜드 출범 망설이는 까닭은?
K9, K7 등 현대차 경쟁모델에 밀려 판매량 감소
2017-07-14 06:00:00 2017-07-14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기아자동차가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에 이어 내년에 출시될 K9 후속 모델에도 독자 엠블럼을 부착한다. 고급차 시장에서 형님인 현대자동차에 계속해서 밀리고 있는 기아차(000270)가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 대신 독자 엠블럼을 부착해 브랜드의 고급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플래그십 세단 K9의 후속모델을 출시한다. K9의 후속모델은 차급이 업그레이드 될뿐만 아니라 스팅어처럼 독자 엠블럼이 부착된다.
 
업계에서는 꾸준히 고급차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기아차가 곧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브랜드를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기아차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지난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현대차그룹 안에 제네시스 브랜드가 있는 상황에서 기아차가 또 다른 프리미엄브랜드를 출범하는 것은 어렵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기아차가 고급차를 꾸준히 출시하며 기아 엠블럼이 아닌 독자 엠블럼을 부착하는 이유는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차(005380)에 계속해서 밀리고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기아차는 지난 2012년 플래그십 세단 K9을 야심차게 내놓았으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동급 경쟁모델인 EQ900에 크게 밀리며 형보다 못한 아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 역시 860대에 그쳐 작년 상반기 대비 43%나 감소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EQ900은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1203대가 판매됐다. 기아차는 K9의 부진을 씻기 위해 차급을 올리고 새 엠블럼을 부착한 K9을 출시, EQ900과 대형 세단 시장에서 새롭게 맞붙는다.
 
출시 직후 돌풍을 일으키며 높은 판매량을 유지해왔던 K7 또한 최근들어 현대차 그랜저에 수요를 뺏겼다. 지난해 말 출시된 그랜저IG는 7개월 연속 월 1만대 판매를 유지하며 올해 상반기 7만2666대 판매를 기록, 베스트셀링카 1위에 꼽혔다. 반면 K7은 올해 상반기 동안 전년대비 10% 감소한 2만6075대 판매에 그쳤다.
 
반면 기아차가 처음부터 독자 엠블럼을 부착해 출시한 대형SUV 모하비는 올해 상반기 8729대 판매되며 전년대비 13% 늘었고 스팅어 또한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으로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결국 기아 엠블럼 대신 독자 엠블럼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현대차에 밀리고 있는 기아차의 고급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 K9. 사진/기아차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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