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건설사들 재건축 '컨소시엄' 구축 이유는
하반기 컨소시엄 분양 더 늘어난다…2만3614가구, 전년비 2배 급증
2017-07-31 06:00:00 2017-07-31 06:00:00
건설사들이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맺고, 사업에 참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높여 입주 후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고,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두 곳 이상의 건설사가 손을 잡고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에 나설 경우 분양가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설사간 과도한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고, 사전 협의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종의 담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 건설사간 컨소시엄 형태의 대단지 분양물량 현황. 자료/부동산인포
 
30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분양될 컨소시엄 아파트는 전국 16곳 2만3614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1.6배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9638가구로 가장 많다. 지난해 하반기 4527가구와 비교해 5111가구 증가했다. 안양 호원초주변지구 재개발, 성남 신흥주공 재건축, 과천주공2단지 등 굵직한 정비사업 물량들이 분양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어 ▲서울(3681가구) ▲세종(3100가구) 순으로 컨소시엄 분양물량이 많다. 세종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5649가구가 공급돼 전국에서 컨소시엄 분양물량이 가장 많았으나, 올해 총 3100가구 분양에 그쳤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컨소시엄 분양단지는 주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대다수다. 총 16곳 중 12곳이 재건축, 재개발 단지다. 지난해 하반기 컨소시엄 분양단지 13곳 중 단 2곳에 불과했다.
 
실제로 대림산업(000210)현대건설(000720)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오는 8월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59~114㎡, 총 4066가구(일반분양 1398가구)의 대단지로 올해 서울 분양물량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대림산업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은평구 응암동 응암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응암2 e편한세상 롯데캐슬’ 총 2011가구가 오는 9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역세권이고 백련산이 인접해 주거환경이 우수하다.
 
현대건설·GS건설(006360)·현대엔지니어링이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를 재건축해 12월 선보일 전망이다. 최고 35층, 총 1975가구의 대단지로 지어진다. 개포지구 안에 있으며 지하철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맞닿아 있어 입지여건이 좋다.
 
롯데건설과 SK건설 컨소시엄이 경기 과천시 원문동 과천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11월 공급할 계획이다. 지하철 4호선 과천정부청사역 역세권이며 과천대로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용이하다. 이마트, 과천시청, 중앙공원 등 생활편의시설이 다양하다.
 
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경기 성남시 신흥주공 재건축단지 1619가구를, 삼성물산(000830)·현대산업개발이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서 ‘온천2 래미안 아이파크’ 2490가구를 각각 11월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이는 건설사간 과다 경쟁으로 입찰 단가를 낮추는 걸 미연에 방지하는 동시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조합원은 “내년 초과이익환수제를 앞둔 상황에서 조합은 서둘러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건설사간 컨소시엄을 불허할 경우 시공사 선정 일정이 늦춰지는 등 이익환수제를 적용받을 수 있어 건설사들이 이를 피해가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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