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 전당대회에 도입되는 결선투표제가 당 대표 선거의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 결선투표가 치러질 경우 안철수 전 대표와 다른 후보 간 1대1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안 전 대표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유정 대변인은 7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당은 이번 8.2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1차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결선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결선 일정은 28일 결선 후보자 TV토론과 29~31일 재투표를 거쳐 9월1일 오전 10시 이전에 당대표가 확정된다. 9월 정기국회 시작 전에 전당대회 일정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결선투표제는 ‘안철수 대 비안철수’ 구도가 형성된 이번 전대에서 결선투표로 이어질 경우, 안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결집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안 전 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에서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 안 전 대표 외에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전 대표가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고, 김한길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이날 “결국 결선투표로 가면 호남 당심이 어디로 흐를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인데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면 안 전 대표가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원 구조를 보면 호남의 당원과 호남 원적층 당원 비율을 합해 최소 7~80% 되는데 호남 민심이 예전처럼 안 전 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호남 지역 현역 의원들이 부정적인 입장들을 표출하고 있는 것도 안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측에서는 결선투표 도입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안 전 대표를 돕고 있는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유불리를 따져보면 일장일단이 있다”며 “오히려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의 결집이 일어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결국 1차에서 안 전 대표가 이기는 것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보는데 일단 유불리 문제는 따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이날 노원구 한 식당에서 열린 시·구의원 및 당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선투표 도입에 대해 “전당대회 직전에 룰이 바뀌는 것은 다른 정당에서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한 사례들로 평가받고 있다”며 “우리 당도 다음부턴 절대로 전당대회 전에 유불리를 따져서 룰을 바꾸는 구태는 없어야만 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불출마를 촉구하는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 그만두라는 말은 정계은퇴를 하라는 말과 같다”며 출마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다.
결선투표제 도입을 두고 주자들 간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안 전 대표 출마를 둘러싼 내홍은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모습이다. 안 전 대표 출마에 반대하는 의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안 전 대표와 면담을 통해 출마 철회를 요청했고, 당 원로들이 속해있는 동교동계는 8일 회동을 통해 안 전 대표 출당 추진 방안 등을 놓고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전대에서의 지도부 구성은 특정 후보 혹은 특정 세력에 대한 비난과 비판 일색으로 좌지우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내 갈등 진화에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국민의당 노원구 시·구의원 및 당원과의 만찬에 참석해 혁신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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