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형사부 강화하고 특수부 축소할 것"
"형사부는 검찰 기초체력…일선청 안 거친 간부 곤란"
"수사심의위 설치…내부비리, 외부로부터 감찰 받을 것"
2017-08-08 15:46:48 2017-08-08 15:46:48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형사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선 지검에서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반대로 특수부는 점차 축소해 나갈 방침이다. 문 총장은 8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기초체력인 형사부 근무경력을 중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 간의 분쟁에 관해 수사를 통해 법을 선언해주는 것이 검사의 역할로, 그것이 가장 많이 하는 부서는 형사부"라며 "이것이 검찰의 기본 구조고, 조금 더 나간 것이 특수부, 공안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 업무를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주요 간부나 지휘부가 되면 자칫 탁상공론에 빠질 수 있다"며 "형사부 업무방식, 어떤 과정을 거쳐 사법 서비스를 하는지가 몸에 안 배고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은 "특수부는 이번 인사에서 직제 개정을 안 할 생각"이라면서도 "다만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특별수사 부분에 대해 총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총량을 줄이자는 것에 대부분 의견이 집약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지청 단위에 있는 특수 전담은 대폭 축소할 것"이라며 "지청 단위에서 특수수사를 할 때는 지검, 고검에서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대검에서도 꼭 검찰이 나서야 하는지 점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안부에 대해서도 문 총장은 운용 방식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총장은 "현재 공안부 운용 전체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다"며 "다만 공안부 자체로도, 대검 자체로도 논의가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그대로 인사를 하고, 다음에 직제명 개정 등 공안부 운용 적정성에 대해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노동·집회 부분 등 계속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전국 단위 대형 부정부패 사건의 수사를 전담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대검 산하에 신설한 부패범죄특별수사단도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문 총장은 "단장을 차장급으로 하고, 부장과 팀장도 1명만으로 규모를 대폭 축소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조처가 문책성 차원이란 의견에 대해서는 "부패수사단의 성과도 있었다"며 "대검에 직접 수사 기능을 둬 많은 활동을 하는 것이 검찰 내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부인했다.
 
문 총장은 대검 내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인 범죄정보기획관실도 재편할 계획이다. 문 총장은 "대검에 장기간 근무할 당시부터 검찰이 정보기관이 아닌데, 왜 이런 기관을 운영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었다"며 "검찰총장에 내정된 이후 근본적인 설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범정기획관이 새로 부임하게 되면 한두 달 정도 상의하고, 새로운 모습을 설계해서 새 역할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개혁을 위한 방안으로 수사심의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문 총장은 "검찰이 수사해서 결론 내리면 기소하는 부분은 법원에 가서 재판을 받고, 불기소는 항고를 거쳐 재정까지 가는 공개 절차가 있는데, 수사 과정이 적정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동기, 과잉 수사 등 문제 제기에 대해 진행 상황이나 사후라도 점검받으려 한다"며 "위원회의 문제 제기가 있으면 최대한 제도로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총장은 국정원 적폐청산 대책반 조사에 대한 수사를 위해 지난 7일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문 총장은 "아직 대검에 자료나 수사의뢰가 온 것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공안부에서 다양한 단계별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책반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원세훈 전 원장 취임 이후인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3500여명의 민간인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사실을 적발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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