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금호타이어(073240)의 해외 매각을 둘러싸고 부실 매각 반대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은 이번주 금호산업에 상표권 사용 계약서를 전달해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번주 중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계약서를 금호산업에 전달할 예정이다. 금호산업은 상표권 계약서의 수용 여부를 이달 안에 밝혀야 한다.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 마지막 단계로 여겨졌던 상표권 사용 조건을 두고 양측은 긴 시간 공방을 벌여왔으나 지난달 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이 제시했던 사용기간 20년, 사용료는 매출액의 0.5% 조건을 수용하고, 12년6개월 동안 더블스타와 박 회장의 사용요율 차이인 0.3%의 차액을 채권단이 보전해주겠다는 것이다.
앞서 채권단이 박 회장이 요구한 상표권 사용 조건을 모두 받아들인 만큼 금호산업이 상표권 계약 수용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채권단에 이어 더블스타도 이번주 산업통상자원부에 방위사업체 인수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가 군수타이어를 만들기 때문에 해외로 매각될 시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업부의 승인 또한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위한 선결요건 중 하나지만 금호타이어의 전체 매출 대비 방산부분 비중은 0.2% 정도로 높지 않아 매각 종결 시점인 9월23일까지는 승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전국 대리점주, 협력업체들과 전·현직 임원진, 영업부문 임직원 등은 더블스타로의 부실 매각 반대를 수차례 주장해왔다. 그동안 고용보장과 국내 공장 투자, 기술먹튀 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해외매각에 대해 조건부 수용에 동의했던 금호타이어 노조(1노조)도 최근 해외매각 반대에 나섰다. 노조 내부에서도 해외 매각에 대한 입장차이가 있었지만 더블스타, 산업은행과의 진전이 없자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회장이 채권단의 상표권 계약서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채권단은 상표권 계약 거부를 매각 방해로 보고 후속조치에 나설 수도 있다. 앞서 채권단은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불발될 경우 금호타이어의 지원을 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된다.
채권단이 금호산업에 상표권 계약서 전달을 앞둔 상황에서 지난 10일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보유주식 1220만주를 전량 매각했다. 산업은행은 비금융계열사 출자기업 매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채권단의 압박 카드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8일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 앞에서 금호타이어 영업직 직원들이 침묵 시위를 벌였다. 사진/금호타이어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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