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100주년’ 서울시가 뿌린 ‘씨앗’ 있었다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 등 서울시 움직임에 문재인 정부 화답
2017-08-16 17:17:01 2017-08-16 17:27:29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광복절을 통해 2019년을 건국 100주년으로 못 박은 가운데 지난 정권 때부터 건국 100주년을 준비했던 서울시의 남다른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2년 뒤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며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해 후손들이 독립운동 정신을 기억하게 하고 보훈문화가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제기된 ‘1948년 건국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1919년 수립된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정부 시절부터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에 나서며 초석을 다졌다.
 
명칭은 3·1운동에 초점을 맞췄지만, 건국 100주년을 병기했으며, 2019년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과 대한민국 역사 100년 바로 알기 등이 주요 사업으로 꼽힐 만큼 건국 100주년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가 수 년 간 재원과 부지 마련에 애를 먹던 사업을 박 시장이 받아들여 지난 2월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을 발표한 바 있다.
 
재원과 부지 마련 문제도 박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서대문구의회 이전 비용 220억원을 시비로 부담하겠다고 밝히면서 해결됐으며, 서울시는 현재 220억원 중 150억원을 이미 집행했다.
 
박 시장은 ‘건국 100주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서울시 사업이 아닌 국가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했지만, 당시 보훈처는 일부 비용 부담 의사만을 밝힌 채 국가사업 추진이나 운영비 부담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며 이러한 초석을 바탕으로 보훈처는 국가사업 추진 입장을 확정짓고, 건립방법과 건립시기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향후 보훈처가 구체적인 건립방안을 발표하면, 서울시는 매입완료한 부지를 보훈처와 교환한 후 조속한 건립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광복절을 통해 청와대가 발표한 보훈보상체계 개선방침과는 별도로 유공자 지원 확대에 착수해 오는 10월부터 생활보조수당(월 10만원)과 보훈예우수당(월 5만원)을 새로 지급할 예정이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유공자 지원 확대는 올 초 관련 조례 개정과 필요한 예산 편성을 마쳤다.
 
저소득층 국가유공자에게 지급하는 생활보조수당의 경우 보훈처의 현재 생활조정수당 대상자가 아닌 6.25참전유공자, 월남전참전유공자,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특수임무유공자 등을 포함했다.
 
게다가 보훈처의 생활조정수당과 중복 수령이 가능하고 실제소득 산정에서 제외되도록 해 이번 보훈보상체계 개편과 관계없이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훈처가 국가사업으로 확정지은 만큼 건국 100주년에 발 맞춰 건립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에 주력할 것”이라며 “정부의 보훈보상체계 개편은 종합적인 예우 확대라면 우리는 지자체인 만큼 복지 개념”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월8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메모리얼 홀에서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100주년' 맞이 서울시 기념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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