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현대차그룹의 부진에 따른 여파가 국내 타이어업체 등 부품사로 미치면서 자동차업계 전반이 동반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제는 실적 부진이 단기간에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업체 4사가 동반 파업을 강행하는 등 위기감을 고조 시키고 있다.
최대시장인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 판매 감소는 연결 산업인 타이어 등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삐걱거리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까지 인상되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부도가 나는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영향으로 중국 시장 판매가 급감한 데 이어 미국시장에서도 경쟁력 약화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59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4% 감소했으며 기아차는 전년대비 44%나 줄어든 7868억원에 그쳤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 투자규모를 10년 만에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현대·기아차 노조는 파업수순에 돌입, 현대차 노조가 이미 부분파업을 시행중이고 기아차 노조도 2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에 들어갈 분위기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노조가 3년 만에 파업 수순에 돌입, 하반기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도 실적부진과 제임스 김 사장의 돌연사퇴에 따른 철수설로 곤혹을 치렀다. 쌍용차(003620)는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노조가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으며 파업 갈등을 피해갔으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적자전환 하는 등 업황 부진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금호타이어(073240)의 인수를 추진중인 중국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의 상반기 실적부진을 이유로 들어 매각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등 빈틈을 비짚고 헐값에 인수하려고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올해 상반기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적자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진행중인 금호타이어 매매계약의 종결시점은 오는 9월23일이다. 이날을 기준으로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5% 이상 감소할 경우 더블스타는 채권단과의 매매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더블스타는 매각 종결 시점이 약 한 달 남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가 5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자 매각가 인하를 요구한 것이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요구대로 매각가격을 낮출 경우 박 회장에게는 우선매수청구권이 부활하게 된다. 다만 박 회장이 낮아진 매각가에 맞춰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다고 해도 8000억원이라는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컨소시엄 구성 허용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미 매각 이슈로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실적에도 타격을 입은 금호타이어가 하반기에도 이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절차 장기화로 당장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박찬법 전 금호아시아그룹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OB동우회가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부실매각 반대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161390)와
넥센타이어(002350)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한국타이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369억원으로 전년대비 22% 감소했고,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27% 급감한 923억원에 그쳤다. 지난 1분기 합성고무의 원재료인 부타디엔과 천연고무의 가격 상승과 완성차업체들의 중국 시장 판매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완성차업체들의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과 기아차의 통상임금 이슈 등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만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하반기에도 침체의 늪을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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