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가 특별회기를 열고 FTA 개정 논의에 착수했다. 발효 5년여 만에 수술대에 오른 한미 FTA가 개정으로 이어질 경우, 양국에 미칠 경제적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적자가 심한 철강과 자동차 등을 대표 의제로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단과 만나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었다. 김 본부장은 이날 30분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화상회의를 갖고, 회기 기간 논의할 의제에 대해 포괄적인 의견을 나눴다. 이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한 김 본부장은 "한미 FTA는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결론을 도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22일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한미 FTA 개정을 약속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증가하는데 기인한다.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한미 FTA 발효 직전인 2011년 132억달러(15조원)에서 2016년 276억달러(31조4000억원)로 2배 이상 급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대표적인 불공정 무역 품목으로 언급, 무역 마찰을 예고했다.
철강업계는 이날 한미 양국이 FTA 개정 논의에 돌입하자 긴장감이 커졌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값싼 전력으로 철강업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철강업계는 국내산 철강 제품이 한미 FTA 발효 이전인 2004년부터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철강부문 무역적자는 FTA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미국이 최근 한국산 철강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임으로써 통상 압박이 커졌다고 반론한다.
실제 미국의 철강부문 무역적자 규모는 한미 FTA 발효 이후 되레 감소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26억8523만달러, 4억1726만달러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강부문 무역적자는 22억6797만달러다. 반면, 한미 FTA 발효 직전인 2011년 대미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32억3914만달러, 5억6402만달러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26억7512만달러다.
협회 관계자는 "한국산 철강 제품은 2004년부터 무관세로 수출했고, 지난해와 올해 일부 제품이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 받았다"며 "미국의 반덤핑, 값싼 전기료 보조금 주장은 FTA와 관계없지만 미국이 이를 근거로 관세 부과를 요구할 수 있는 만큼 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