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골판지 원지사 횡포 조사착수…'국감쟁점' 부상할 듯
산자위 소속 의원들 "메이저사들 불공정행위 철저히 파악해 개선할 것"
2017-09-04 15:51:28 2017-09-04 15:51:28
[뉴스토마토 김의중·임효정 기자]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골판지 원지 대기업들의 횡포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4개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골판지 시장의 해묵은 폐단과 가격 횡포가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국감에서 이슈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4일 골판지 업계와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 산자위 소속 야당 A의원실은 원지사들의 횡포에 대한 문제가 끊이질 않자 국감 준비과정에서 이를 점검키로 했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골판지 시장 내 일감몰아주기 등 원지사들의 갑질행태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부당행위에 대해 점검해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회 산자위 소속 여당의 B 의원실 역시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으로부터 메이저 원지사들의 부당행위에 대한 근거 자료를 받아 현재 검토 중이다. 이 관계자는 "문제점이 발견되면 국감을 통해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부처에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판지 산업의 시장구조는 '원지(이면지·표면지·골심지)→원단(골판지)→상자'로 이뤄진다. 지난 1년 사이 원지가격은 70%, 원단가격은 100%가 올랐지만 상자 가격은 10%도 채 오르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다. 현재 메이저 4개사(아세아그룹, 대양그룹, 태림포장그룹, 삼보판지그룹)가 전체 시장의 70%, 원지 시장의 80%를 독식하고 있다. 중소 골판지업계 관계자는 "원지사들과 대화를 시도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중소업체들의 줄도산이 현실화되고 있어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산자위 소속 C의원실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일감몰아주기 문제가 이제 중견기업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독과점의 폐해를 막기위해서라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철저하게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자재부터 완제품 납품까지 독식하면서 자회사에 유리한 구조를 만들어 시장을 잠식하려는 행태는 전형적인 대기업의 행태"라며 "중소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법의 미비점은 없는지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소 골판지업계는 정부에 시장경제 질서를 잡아줄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판지업계는 중기부에 원지, 판지, 박스업계간 대표자 연석 협력회의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박스업계는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호소문을 일간신문에 게재했으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공정한 시장경제를 구현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김의중·임효정 기자 zer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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