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의 시공사 입찰에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참여하면서 재건축 수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입찰 전부터 사업비만 최소 7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시공사 선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현대건설과 GS건설의 광고 게시판이 9호선 신반포역 계단에 붙어있다. 사진/김영택 기자
최종적으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2곳의 건설사가 시공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양사는 입찰 전부터 수주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이날 오후 4호선 동작역과 9호선 신반포역 등 재건축 인근 지하철 역사와 버스정류장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홍보 문구로 도배가 돼있다.
현대건설은 “100년을 내다보는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대한민국 1등 주거단지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로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강조하고 있다. GS건설 역시 “세계적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오랜 준비를 했습니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사업 진행으로 최대의 개발이익을 안겨드리겠습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강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주거 단지를 건설하겠다는데 초점을 맞춰 간단 명료하게 정리했다. GS건설은 오랜 기간 공들인 점을 부각하면서 개발이익을 극대화해 조합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홍보전략을 세웠다.
4일 오후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김영택 기자
오는 27일 주민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한 곳의 건설사를 선정할 계획인 가운데, 건설사들은 조합원을 설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한 조합원은 “이전부터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참여한다고 했고, 분위기는 박빙이다”면서 “오늘 건설사들이 조합에 제안서를 넣는데, 전반적인 내용들을 살펴본 뒤에야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은 “지난 24일 총회 때 비가 왔는데, 현대건설과 GS건설 직원들이 오전부터 홍보전단과 음료수를 차려놓고 열심히 홍보를 했다”면서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디에이치를 선호하시고, 젊은층은 자이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중립을 지켜야 해서 분위기를 전할 수 없다”면서 “건설사의 제안서가 오픈되면 조합원의 향방이 갈릴 듯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고급브랜드 ‘디에이치’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적은 부채비율을 자랑하고, 회사채 신용등급 역시 AA-로 최상위권에 있다.
GS건설 역시 최근 KB국민은행과 ‘반포주공1단지를 위한 금융협약’을 체결해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금융조달을 해소했다. 여기에 세계적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와 협약을 맺고, 아파트 디자인에도 공을 들여 강남 랜드마크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를 위해 최근 KB국민은행과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사진/김영택 기자
한편, 반포주공1단지는 재건축 공사비 2조6411억원에 입찰보증금 15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이주비용, 중도금 대출, 시공사 보증까지 포함하면 사업비는 천문학적으로 치솟는다. 지난 1973년 준공한 반포주공1단지는 현재 5층, 총 2120가구로, 이번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하 4층·지상 35층, 총 5388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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