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반도체와 휴대전화, 통신 서비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소프트웨어 관련 발명의 특허요건, 표준필수특허(SEP) 침해 등이 지적재산권(IP) 분야에서 점차 중대한 사안으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ICT 산업 강국의 특허요건은 제각기 다른 상황이다.
지난 6일 특허법원에서 열린 '2017 국제 특허법원 콘퍼런스'에서는 바바라 린 미국 텍사스 북부연방지방법원장, 장현진 특허법원 판사, 지엔종 지앙 중국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 판사, 마르티나 슈본케 독일 연방대법원 판사, 마사오 시미즈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 소장,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ICT 산업을 중심으로 본 특허요건과 권리구제'란 주제로 토론했다.
우선 소프트웨어 관련 발명의 특허요건은 원칙적으로 특허대상인지를 판단하는 가장 쟁점이 되는 요건이다. 특허요건에 대해 독일과 한국, 중국은 진보성을, 미국은 특허대상성을, 일본은 두 가지 요건을 모두 근거로 한다. 이중 미국 특허법에서는 자연법칙, 자연현상, 추상적 아이디어 등 특허요건의 예외가 적용되는지, 그렇다면 예외에 대해 '진보적 개념'이 '상당히 더' 부가됐는지 등 4개의 특허대상 항목을 열거하고 있다.
다음으로 SEP는 해당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는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하기 어려울 정도의 핵심 특허를 말한다. 특허권자는 프랜드(FRAND) 확약에 따라 다른 기업에 대해 '공정·합리적·비차별적 조건'으로 특허 라이선스를 제공해야 한다. 표준필수특허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촉진하기도 하지만, 표준에 독점권을 부여해 경쟁을 제한할 수 있어 특허권자에게 합리적인 대가를 제공해야 하는 접근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은 서로 특허를 침해했다며 4년이 넘는 소송을 진행하다 모두 취하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12년 8월 "애플이 삼성의 특허 2건을 침해하고, 삼성이 애플의 특허 1건을 침해했다"고 판결하면서 관련 제품의 판매금지·폐기를 명령했다.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는 2013년 2월 도쿄지법의 1심을 깨고,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다만 일본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지명령이 허용되지 않는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애플과 모토로라의 판결에서 특허권자는 SEP와 관련한 금지명령을 받기 위해 회복 불가능한 손해, 법적 구제의 불충분함, 금지명령이 공익에 반하지 않음 등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사법재판소는 화웨이 사건에 대해 "침해혐의자는 특허의 무효를 주장하거나 그러한 행위를 할 권리를 보유하는 것으로 비판받을 수 없다"며 "다만 실시허락 계약에 대한 역제안이 거절되는 시점부터 적절한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지난 6일 특허법원에서 열린 '2017 국제 특허법원 콘퍼런스'에서 바바라 린 미국 텍사스 북부연방지방법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특허법원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