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전·현직 간부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양지회 전 기획실장 노모씨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범죄 혐의는 소명되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도망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양지회 현 간부 박모씨에 대해서도 "피의자가 은닉한 물건의 증거 가치,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등에 비춰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노씨는 양지회 내 소모임인 '사이버 동호회' 회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 사용법을 교육받도록 하는 등 외곽팀장으로 댓글 활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과거 활동 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지난 5일 노씨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박씨에 대해 증거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정원은 지난달 22일 민간인 외곽팀장 30명에 이어 이달 1일 외곽팀장 18명 등 총 48명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3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TF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원세훈 전 원장이 재직한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3500여명의 민간인을 동원한 외곽팀을 운영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4차례에 걸쳐 외곽팀장 주거지와 단체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외곽팀 운영 책임자인 민 전 단장을 상대로 외곽팀의 운영 방식, 활동비 지급 등 내용을 확인할 방침이다. 애초 민 전 단장은 이날 나올 예정이었지만, 변호인 미선임을 이유로 출석을 하루 미뤘다.
민 전 단장은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팀 활동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원세훈 전 원장과 함께 기소돼 지난달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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