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국내 대기업들 가운데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곳일 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내부거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 분석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12.2%, 금액은 152조5000억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금액은 7조1000억원이 감소했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0.5%포인트 늘었다.
내부거래 금액이 감소한 것은 올해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산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면서 분석대상이 되는 기업집단 수가 47개에서 27개로 줄었기 때문이다.
분석 대상은 지난 5월 지정된 자산 10조원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27개 기업과 소속계열회사 1021개였다. 다만 올해 처음 지정돼 관련 공시자료가 없는 KT&G, 한국금융투자, 하림, KCC 등은 제외됐다.
분석 결과 전체 계열사(1021개) 중 내부거래가 있는 회사는 83%인 849개사였으며, 내부거래 비중이 30% 이상인 회사는 3분의 1 수준인 390개사다.
내부거래 비중은 상장사(8.2%)보다는 비상장사(22.3%)에서, 총수 (10.9%)없는 집단보다는 총수 있는 집단(12.5%)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총수 2세 지분율이 20%일 경우 내부거래 비중은 11.4% 였지만, 100%로 높아지면 비중이 66%에 달했다.
남동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총수2세의 지분이 많은 회사일 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부당한 사익편취행위에 대한 감시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산 5조~10조원 사이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대해서도 사익편취 규제 대상회사를 조속히 확정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별로는 에스케이(23.3%)와 포스코(19.0%), 현대자동차(17.8%)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으며 금액이 큰 집단은 현대자동차(30조3000억원), 에스케이(29조4000억원), 삼성(21조1000억원) 등이었다.
업종별로는 시스템통합관리(SI), 부동산 등 서비스업태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금액으로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이 컸다.
최근 5년간 내부거래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12% 내외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7개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2.2%로 같았으며 내부거래 금액은 총매출액 감소 영향으로 1조원 줄었다.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과장이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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