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여야 지도부 회동 추진…한국당 '패싱'될까
추석연휴 전 27·28일 유력…우원식 "머리 맞댈 수 있는 분들이 우선 맞대야"
2017-09-25 15:57:26 2017-09-25 15:57:2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유엔 순방외교를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연휴를 앞둔 이번 주 여야 5당 지도부를 청와대에 초대해 순방결과를 설명하고 여야 협치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회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오는 27일을 전후해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원내대표 회동을 추진 중이다. 열흘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를 넘긴다면 문 대통령의 뉴욕 순방 성과를 공유한다는 명분이 사실상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전병헌 정무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정무라인은 회동 성사를 위해 지난 주말부터 국회와 물밑접촉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적폐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정치보복에 여념이 없는데 적폐세력의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강효상 대변인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현재 보도되고 있는 그런 형식의 청와대 회동에는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 번 더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강 대변인에 따르면 홍 대표는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응하겠다. 실질적인 대화 자리가 마련된다면 언제라도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도 보고가 됐다”면서도 “정무수석은 5당 대표·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을 배제한 4당 지도부만 우선 모이는 것도 방안으로 언급된다. 실제 지난 7월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방미·방독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 순방외교 성과를 설명했을 때도 홍 대표는 불참했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주어진 과제가 굉장히 많아 협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머리를 맞댈 수 있는 분들이 머리를 맞댈 수 있게 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참여하는 것도 방안”이라며 ‘한국당’ 패싱을 시사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홍 대표의 단독회담 제의는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 ‘반문(문재인) 진영’ 대표성을 확보하려는 속셈”이라며 “실제 단독회담이 성사된다고 해도 성과없이 각만 세우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청와대와 다른 정당들 입장에서 한국당을 제외하고 회동을 진행해 성과를 도출하고, 추석 밥상머리 이슈를 선점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19일 여야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방미·방독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 순방외교 성과를 설명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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