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부적격' 참사…청 인사라인 책임론 대두
새정부 첫 여야합의 '부적격'…야4당 "조국·조현옥 책임져라"
2017-09-13 17:40:36 2017-09-13 17:40:3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 인사청문보고서가 사실상 여야 합의로 13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첫 ‘부적격’ 채택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묵인한 가운데 의결됐다. 그동안 논란이 있던 인사들은 적격과 부적격이 병기돼 보고서가 통과됐지만, 부적격만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자의 진퇴여부를 떠나 여당마저 수용할 수 없는 부적격한 후보자를 추천한 청와대 인사라인까지 책임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권자의 의중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의중부터 살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국회에서 채택된 청문경과보고서가 청와대에 송부되고, 대통령에게 보고될 때까지 청와대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청문보고서 채택 이튿날 송부해온 통상 관례에 따라 내일 (보고서를) 송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권 내 분위기는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모이고 있다. 청와대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이유도 박 후보자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앞선 인사 논란에서도 청와대의 임명철회가 아닌 후보자의 자진사퇴 형식으로 정리된 바 있다.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러나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회 무시’라는 야당의 집중공세, 당청 갈등과 지지층의 동요 등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어떤 형식이든 청와대 책임론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4달째가 되는 상황에서 ‘인수위원회가 없어서 인사검증이 어렵다’는 논리로 책임을 모면하는 것은 이제는 궁색하다는 평가다. 여당이 사실상 엄호를 포기한 가운데 야4당은 이번 일을 '인사참사'로 규정하고 조현옥 인사수석,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라인을 정조준하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쯤되면 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인사 참사에 대한 정중한 사과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면서 “총체적 인사난국을 이끈 인사 라인에 대한 책임도 묻고 인사 검증 시스템을 재점검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자격도 능력도 없는 후보자를 지명하고 검증도 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박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을 실망시킨 인사 검증 라인을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조속히 인사라인을 문책하지 않으면 이런 인사실패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인사·민정수석에게 잘못이 있다면 엄격히 책임을 묻고, 그 두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길이 없다면 누구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는지 솔직하게 고백을 하라”고 질타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 역시 “하자 투성이의 후보를 올린 청와대는 당연히 지명을 철회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이런 인사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인사라인을 전면적으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6월26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회의에 임종석(왼쪽부터)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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