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올해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이 연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대어급들의 상장도 잇따라 미뤄져 올해 상장 기업수와 시장 규모 모두 한자리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현재까지 코스피 IPO 공모금액은 3조889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상반기 공모액에서 머무른 금액이며, 연초 예상했던 10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2010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공모금액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 주관사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 조사에서 호텔롯데 등의 대어급 상장에 힘입어 공모금액 10조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었다.
실제로 지난 5월11일
아이엔지생명(079440)이 1조원을 소폭 넘는 공모금액으로 상장했고, 그 다음날인 5월12일에는
넷마블게임즈(251270)가 2조6617억원의 공모금액을 기록하며 코스피에 입성했다. 작년 상반기 공모금액 3조4286억원을 웃돌자 하반기에도 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상장을 추진 중이던 대어들의 계획이 변경되면서 하반기 IPO 시장이 동결됐다. 호텔롯데의 경우, 사드보복과 면세점 실적 저하 등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하자 상장이 미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또 이랜드리테일은 임금체불 이슈로 상장예비심사를 자진철회했고 프리 IPO로 선회했다. 프리 IPO란 기업이 향후 몇 년 내에 상장하겠다고 약속하고 일정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자금유치 방식이다.
이외에도 ABC마트코리아, 엘에스오토모티브 등 굵직한 IPO건들이 철회됐고, 문재인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등 에너지공기업들의 상장도 미뤄졌다.
상장 예비심사 중인 기업들이 5곳에 불과하다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상장예심 신청 및 승인을 받은 기업은 테이팩스, 동양피스톤, 아시아나IDT, 삼양패키징, 진에어 등이다. 이 중 진에어가 3000억~4000억원 수준의 가장 높은 공모규모가 예상되며, 나머지 4곳은 그에 못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 모두가 올해 상장할 경우,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공모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 올해 상장 기업수는 9곳으로 작년의 13곳에 못미친다.
다만 5곳 모두 올해에 상장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예비심사 승인 후 6개월의 시한이 있다보니 빠르게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있다”면서 “상장 시기는 기업이 정하는 것이다 보니 올해 내 상장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의 상장기업수가 한자리수에 머무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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