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인구 고령화로 국가적 의료비 부담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의료 패러다임 역시 단순한 질병치료에서 예방적 건강관리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헬스케어 서비스도 접근성 확대와 복합화·지능화로 발전하면서,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진 보험사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헬스케어 산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보험사들은 암이나 뇌출혈 등 중증질환의 경우 전담 간호사를 배정해주기도 하고 직계가족인 부모나 배우자, 자녀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의 보험이 질병치료를 주목적으로 환자에 대한 사후치료에 중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IT, 전자기기 등의 발달과 인식변화로 건강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의 각종 건강 지표, 질환 여부, 적합한 건강 관리법 등을 제시해준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IoT를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 기술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14년 3조원에서 연평균 12.5%씩 증가해 2020년에는 1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의료기기 시장 규모인 6조원보다 2배 넘는 수치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ICT(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헬스케어 산업에 진출한 회사는 AIA생명이다. AIA바이탈리티는 사용자가 헬스, 웰니스 관련 활동에 참여할 때마다 다양한 보상을 얻는 형식이다. 일반인이 AIA바이탈리티 앱을 설치하고 매주 목표걸음치를 걷기만 해도 보험료 할인혜택 등을 받는다.
KB손해보험(002550)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해 최근 요양서비스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 AIA생명과 같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의료행위를 제공할 경우 의료법에 접촉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자회사 형태로 헬스케어 서비스에 진출한 것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 정한 주야간보호(데이케어)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간호사 및 요양보호사가 하루 중 일정 시간 동안 이용자의 활동을 지원하고 신체 및 인지 기능의 유지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보험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헬스케어 투데이 서비스'를 무료 제공 중이다. 지난 3월 선보인 변액유니버셜 오늘의 종신보험 일부 가입고객이 대상인데 건강상담, 건강검진 예약대행 및 우대서비스, 치매예방 검사 등 건강관리를 돕는다.
여기에 질병 발생시 대형병원 진료예약 및 명의추천, 간호사 병원동행 서비스, 전담 1대1 간호사 배정 등 전문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000810)는 지난해 ‘건강보험 사업선진화 기반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애트나생명과 업무협약을 맺고 헬스케어 관련 컨설팅과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인프라가 갖춰지면 고객의 건강상태별 위험을 세분화하고 개인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백영화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업계 뿐 아니라 의료업계에서도 헬스케어서비스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앞서 진행된 대형병원과 보험사의 협업과 같이 두 업계의 먹거리 나누기 사례가 잇달아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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