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애플의 주력 모델인 아이폰X 출시를 앞두고 부품주의 주가 방향성이 주목된다. 내달 초 출시를 앞둔 아이폰X가 흥행에 성공하면 부품업체들도 수혜를 입겠지만, 최근 불거진 수율 부진 영향 등으로 판매가 예상에 못 미칠 경우 4분기 이후 장기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IT업황 자체는 견고한 만큼 조정은 오래가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품주 반등이 다음달 3일 출시되는 아이폰X의 수율 개선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3일 아이폰X가 공개됐지만 출시 시기가 예상보다 한 달 정도 미뤄지면서 휴대폰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LG이노텍(011070)과
삼성전기(009150)는 아이폰X 출시 지연으로 3분기 이익이 컨센서스에 못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2주 동안 10% 가까이 조정받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의 핵심 부품인 3차원(3D) 안면인식 센서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급이 지연되고 있는데, 이후 판매량이 부진할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면서 "부품주들은 3분기 실적과 아이폰X의 수율 개선에 따라 주가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4분기 전통적인 재고조정 시기와 맞물려 4분기 실적도 하향될 경우 장기적인 시장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스마트폰에 처음 도입한 핵심 부품들이 정상적으로 납품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특히 3D센서 공급 차질이 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이어서 올해 출하량 전망을 4500만대에서 3700만대로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이폰X 생산이 곧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만큼 출시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시장 우려가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부품업체들은 단기 변동성이 확대된 뒤 빠르게 주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 핵심 부품의 생산수율이 9월 초부터 이미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현재 생산량은 일평균 2만대 수준이지만 10월부터는 일평균 60만대로 예상돼 초기 시장 수요 대응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이폰 수율 이슈에 따른 조정에도 IT전체 업황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욱 연구원은 "아이폰X 생산 차질 문제로 반도체 주가가 조정받으면서 IT섹터 전체의 방향성 우려가 제기됐다"면서 "아이폰을 둘러싼 우려가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IT 업황은 모바일이 아닌 서버 등 다른 부문이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방향성 우려로 인한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폰X 흥행 여부에 따라 부품주의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달 12일(현지시간) 필 쉴러 애플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아이폰X 등 신제품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AP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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