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보호무역주의에 기반한 미국의 통상압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량이 증가했다. 세계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철강업계의 철강재 수출량은 2145만8534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37만4966t 대비 109만3578t(5.3%) 증가했다. 주요 수출 국가는 일본(277만t), 중국(276만t), 미국(252만t) 등이다.
업계는 연초부터 이어진 트럼프 미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와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 등으로 통상 환경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올해 3월 미국은 국내산 후판(두께 6㎜ 이상의 강판)과 에너지용 강관 등에 고관세 판정을 내리는 등 국내 철강업계를 압박했다.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재 수입 제한 필요성을 조사하기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서명을 하는 등 통상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중국도 사드 배치에 반발하며 무역 제재를 단행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재 수입 제한 필요성을 조사하기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서명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6%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등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희망이 피어올랐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목표로 2021년까지 철강 생산설비를 최대 1억5000만t 감축하기로 했다. 올해 5월 연간 목표치(5000만t)의 84.8% 수준인 4239만t 규모를 감축했다. 전세계 철강 시장을 주도하던 중국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반사이익도 커졌다.
수출량 증가는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인도 등이 이끌었다. 올 들어 8월까지 멕시코 수출량은 137만460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 대폭 늘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에는 각각 190만4614t, 95만8989t을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5%, 23.9% 증가했다. 각 국가가 대규모 인프라 구축 사업에 나서면서 철강재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과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재는 소폭 감소했다. 중국에 수출한 국내산 철강재는 276만286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 수출한 철강재는 3.9% 감소한 251만8359t으로 집계됐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