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지난달 한국지엠이 6년 반만에 내수 판매 3위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났다. 한국지엠은 노후화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초부터 에퀴녹스와 트래버스 등 중·대형 SUV 수입 카드를 놓고 고심중이다. 한국지엠의 내수판매 증진 구원투수가 될 SUV 2종 투입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의 중형SUV 에퀴녹스와 대형SUV 트래버스의 국내 도입을 위해 도로주행 테스트에 돌입했다. 한국지엠은 두 차종의 출시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국내 출시를 통해 SUV라인업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에퀴녹스와 트래버스 수입판매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뜨겁다. 에퀴녹스는 미국시장에서만 매년 20만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셀링카이기 때문이다. 또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2세대 트래버스가 공개되면서 국내 출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미국 판매 기준으로 34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트래버스의 가격은 더욱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쌍용자동차의 G4렉스턴 출시와 함께 대형SUV 판매구도가
기아차(000270) 모하비와
쌍용차(003620) G4렉스턴으로 재편되면서 대형SUV시장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 또한 트래버스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한국지엠의 SUV 2종 국내 출시는 판매증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지난달 한국지엠의 내수판매는 8991대에 그쳐 쌍용차에 3위자리를 내주고 내수시장 4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트랙스를 제외하고 올란도와 캡티바의 판매가 시원치 않다는 점 또한 새 SUV의 투입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달 캡티바는 작년동월대비 반토막 수준인 132대 판매됐고 올란도 역시 전년동월대비 32% 감소한 601대 판매됐다. 올해 누적판매 기준으로도 캡티바는 전년대비 19.5% 감소한 1592대, 올란도는 36.8% 줄어든 6142대 판매에 그쳤다.
한국지엠은 오는 17일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매각 거부권(비토권)이 종료되면서 철수설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내수판매 부진까지 악재가 겹쳤다. 중·대형SUV 투입을 통한 라인업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의 SUV들을 한국시장에 출시해 SUV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인 것은 맞다"며 "다만 국내 출시를 위해서는 노조와 협상이 우선적으로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고려할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쉐보레 에퀴녹스(왼쪽)와 트래버스. 사진/한국지엠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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