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단초 태블릿 주인 누구?…검찰 국감서 논쟁

김진태 의원 등 의혹 제기에 윤석열 지검장 "최순실씨 소유 맞다"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출발점이 된 태블릿 PC의 소유자를 두고 23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또다시 논쟁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태블릿 PC의 원본을 제출해 달라"며 최순실씨 소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많은 언론이 최씨가 태블릿 PC를 들고다니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을 수정했다고 하는데, 포렌식 보고서에 의하면 해당 파일은 JTBC가 입수한 날 처음 열렸다"며 "대통령을 탄핵한 문서 절반이 검찰과 언론사가 심어놓은 것으로 채워져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도 김 의원의 주장을 재차 언급하면서 "여러 의혹이 제기돼 국론 분열의 소지가 있고, 검찰 불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의혹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포렌식 보고서는 태블릿 PC를 그대로 받아 작성하는 것이므로 왜 문서가 들어갔는지 서울중앙지검장이 알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지검장은 "자동으로 생성된 파일이라고만 보고받았고, 나온 그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재판에서 최순실씨 소유가 맞는다고 해서 증거 동의했고, 최씨 재판에서도 증거로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사 자료가 들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일 만무하다"고 대답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신혜원씨가 사용했다고 하는 태블릿 PC는 2012년 대선 전 김휘종 전 행정관에게 반납했다고 하고, 김 전 행정관은 이 태블릿 PC를 이춘삼 전 비서관 서류와 함께 소각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신씨가 사용했던 기간 최씨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고, 신씨가 반납했다는 기간이 지난 후 최씨가 독일에서 태블릿 PC를 사용한 흔적이 있으므로 이는 최씨가 사용한 것이 명백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블릿 PC의 한글파일은 수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을 초기에 담당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1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수사를 넘기면서 "태블릿 PC 사용자는 최순실씨가 맞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그해 10월24일 JTBC로부터 입수한 태블릿 PC는 문자 메시지 기능만을 갖추고 있는 가운데 최씨가 2012년 7월14일부터 29일까지, 2013년 7월28일부터 8월7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독일에 머무는 기간 받은 현지 국제전화 로밍 안내, 외교부 영사 콜센터, 독일 통화요금제 안내 등과 관련한 문자 메시지가 저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사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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