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연내 정규직 1만명 전환…'된다 vs 안된다'
24일 국토교통위 국감서 전환 과정 및 현실성 비판 뭇매
2017-10-24 17:02:36 2017-10-24 17:02:36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공공기관 1호로 선정된 인천국제공항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인천공항의 정규직화 이슈는 여전히 산적한 과제들을 남긴 채 연말을 향해가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 국감을 통해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해결방안 촉구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각 의원들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공항 방문 이후 공사가 내놓은 ‘연내 정규직 1만명 전환’이라는 목표의 과정상 문제점과 현실성 등을 지적하며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몰아 붙였다.
 
항공여객 1억명 시대와 제2터미널 개장을 앞둔 관련 현안들도 함께 다뤄졌지만 이날 인천공항공사 국감의 최대 이슈는 단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였다. 현재 7700명 수준인 인천공항 내 비정규직 인력은 올 연말 1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근무 인력의 약 87%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때문에 의원들은 현장에서 방대한 인력을 촉박한 시간 내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공사의 방법론에 속속 문제를 제기했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감사 초반 "공사 직접고용과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 방식을 통해 일단 연내 목표한 정규직을 모두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자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십자포화를 쏟아 부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오른쪽)이 24일 인천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기존 협력업체와의 계약기간을 해지하거나 변경하면서까지 무리한 정규직화를 강행하는 인천공항공사의 방식은 정부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28일 계약이 만료된 협력업체와 계약이 해지되거나 변경된 업체 등 총 13개 협력업체 직원 1841명을 내년부터 자회사 직원으로 정규직화 하기로 했다.
 
하지만 1만명 달성을 위해 여전히 8000여명의 추가 인원을 정규직화 해야 하는 만큼 무리한 연내 1만 정규직화 보다는 임박한 평창 동계올림픽의 관문 공항으로서 역할에 만전을 다한 이후 정부 취지에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도 "정규직의 약 7배 이상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화 할 경우 공사 재정에 큰 부담을 미칠 수 있어 급진적으로 추진했다가 경영에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헌승 의원은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들 대부분이 직접고용을 기대하고 있지만 공사는 이를 알면서도 지난달 '인천공항운영관리'라는 임시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꾀하고 있다"며 "인천공항은 충분한 검토 없이 정규직화를 공언한 것을 인정하고 계획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내 정규직 1만명 전환이라는 공사 제시 목표 달성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했다. 인천공항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공항을 찾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약속한 첫 공공기관이지만,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해 맹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각종 부작용을 간과한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실적으로 어떻게 한꺼번에 1만명을 연내 정규직을 전환할 수 있느냐"며 "정부 취지에 맞추려는 정일영 사장의 의지를 정부가 높이 사주면 되는 것이지 안 되는 것을 된다고 무리하게 강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 역시 "국민들이 염원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이루려는 공사의 취지는 좋지만 급진적으로 진행해 사회적 갈등 비용을 발생시키는 정책들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며 "공공기관들이 눈치를 보게 만드는 정부의 자세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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