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가정보원은 2일 박근혜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등에 상납한 돈이 특수공작사업비에서 나갔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상납한 40억원이 판공비인지, 특수활동비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고 국민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은 이 돈의 성격이 뇌물인지, 통치자금 지원인지 등에 대해 “검찰 수사 중이라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국정원이 따로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정원의 적폐가 발생하는 원인과 관련해 “대통령과 국정원장의 문제가 가장 크다”며 “권력이 정보기관을 권력의 도구로 쓰려는 부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적폐청산 작업을 이달 내로 마무리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 후속 조치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정원은 “남은 사건도 이달 중 마무리 짓고 재발방지책 마련 등 후속조치를 이행해 나가겠다”면서 “새롭게 ‘제2기 국정원’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각오로 대내외 안보현안에 빈틈없이 대처하고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금까지 진행된 적폐청산 관련 조사에 대해 “외부 민간위원 중심으로 출범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현재까지 23차례 회의를 개최해 국정원 내부 조직인 조직쇄신 태스크포스(TF)와 적폐청산 TF의 운영사항 자문 및 국정원 개혁 방안을 제시해 왔다”며 “조직쇄신 TF 활동을 통해 국내 정보 수집과 분석 부서를 해체 편성하고 해외·북한·방첩 차장으로 개편해 국내 정치와 절연하고 본연의 업무 역량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폐청산 TF는 겸직직원 4명을 포함해 전원 국정원 직원으로 구성된 내부 감찰기구로 15건 사건의 진상규명에 주력하는 중”이라며 “현재까지 댓글·보수단체 지원 등 10개 사건의 조사내용을 개혁위에 보고하고 불법 행위 혐의가 있는 원세훈 전 원장 등 전직 3명과 민간인 49명을 수사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정원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동안 중단했던 본보기식 숙청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최근 북한 주요동향’ 보고를 통해 “김 위원장이 최근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여동생인 김여정과 최룡해, 최휘 등 측근을 중용했고 이병철, 홍영철 등 군수 분야 책임자들을 요직에 발탁했다”며 “특히 최룡해의 직책은 당 조직지도부장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간부들에 대한 동향감시를 강화하고 한동안 자제해 오던 본보기식 숙청과 처형을 재개했다”면서 “노동신문사 간부 수명을 미사일 발사 축하행사를 1면에 게재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혁명화 조치했고, 평양 고사포부대 장치부장을 부패 혐의로 처형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핵탄두의 소형화 ·다종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올 연말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과 재처리 활동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2번 갱도는 6차 핵실험이 끝나고 8분 후 여진이 있었으며, 그 이후에도 후속지진이 3차례 발생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동향과 관련, 평양 소재 미사일 연구시설에서 차량이 활발히 움직이는 등 미사일을 추가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훈 원장 등 참석자들이 강석호 위원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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