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아시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7~8일 한국을 방문한다. 특히 방문 이튿날 있을 국회연설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성향에 비춰볼 때 돌발발언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요코타 주일미군 기지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어떤 정권과 어떤 독재자, 어떤 국가도 미국의 의지를 얕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 국민과 자유, 위대한 성조기를 방어하는 것에 있어서 절대 굴복하거나, 흔들리거나, 휘청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과 김정은정권에 대해 강경발언을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첫 연설부터 진지한 대북경고를 내놨다는 해석이 나온다.
8일 오전으로 예정된 우리 국회 연설에서도 이같은 자신의 ‘소신’을 내비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양국 간 첨예한 경제·안보 현안을 언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아메리카 퍼스트’를 강조하며 돌발발언을 수차례 해온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다음날 이뤄진다는 점도 변수다. 양국 간 사전 조율을 거치는 정상회담 합의문 발표 내용이 미진하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돌발발언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양국 당국자들은 이같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연설에 대한 질문에 “유익하고 호혜적이며 강력한 한·미 동맹을 평가한 뒤 북핵 위협에 맞서 어느 때보다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연설 내용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우리 정부도 국회 연설이 갖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잘 알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내용이 준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국회 연설은 역대 미국 대통령 기준으로 일곱번째이며 지난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첫 국회 연설자는 지난 1960년 방한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었으며 린든 존슨·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등이 뒤를 이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두 차례(1989·1992년) 우리 국회에서 연설을 했다.
한편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북핵과 미사일 등 한반도의 안보 현실이 매우 엄중하여 한·미 간 포괄적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예우해 따뜻하게 맞음으로써 한·미 관계를 ‘포괄적 동맹’을 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가는 결정적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것이 25년 만에 이뤄지는 미국 대통령 국빈방문에 담긴 의미"라고 역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아시아 순방을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면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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