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경제계가 '성장 이끌 현실적 대안을 만들자'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언했다. 특히 그동안 규제완화 등 기업 애로 호소에만 치중했던 경제계의 반성 목소리도 전달하며 기업이 혁신과 성장을 만드는 일에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은 16일 김동연 부총리를 만나 경제현안에 대한 제언집을 전달했다. 사진/대한상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부총리-대한상의 간담회'에서 김 부총리에게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가 50여명의 목소리를 담은 제언집을 전달했다. 제언집은 학계·컨설팅사·시민단체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것으로, 기존의 소원 수리형 건의에서 벗어나 전문가들의 균형 잡힌 분석과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대한상의는 경기 하방 리스크, 산업의 미래, 고용노동부문 선진화, 기업의 사회공공성 강화 등 4개 부문으로 제언집을 정리했다. 경기 하방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대·중소기업 양극화'를 지적했다. 상의에 따르면 상장사 영업이익은 올 2분기 17.1%에서 3분기 45.4%로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10대그룹의 영업이익이 83.7% 증가할 때, 10대그룹을 제외한 기타 상장사는 -2.2% 감소하는 등 실적 편중이 심각했다. 상의는 "역대 정부가 양극화 해소 대책을 폈으나 중소기업 지원 자체에만 국한돼 역량 강화와 기업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면서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신사업의 기회와 자수성가 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규제 환경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제언집은 "다수의 정책이 늙은 기업의 연명을 돕도록 설계돼 있다"며 "잠재력이 높은 어린 기업이 성장궤도에 들어가도록 정책구조를 바꾸고 재도전이 가능한 사회안전망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동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제언집은 "글로벌 기업이 생산방식이나 근로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우리는 저임금, 장시간 근로에 의존하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기업이 혁신하도록 구시대적인 노동시장 보호막을 걷어내는 일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계의 반성 목소리도 담았다. 상의는 "그동안 경제계가 10년 후, 20년 후의 미래 성장원을 얘기하기보다 '기업 애로가 많으니 해결해달라'는 식으로 기업의 연명을 위한 호소만 한 게 아닌지 반성한다"며 "성장과 연명의 선택에서 연명의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성장을 끌어내지 못하면 어떠한 방법론도 의미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실현 가능한 정책 대안을 만들고 기업이 혁신과 성장을 만드는 일에 경제계도 가교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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