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시장, '아파트' 지고 '빌딩' 등 뜬다
주택공급 감소세 진입…상업용 건설 투자↑ 전망
2017-11-23 06:00:00 2017-11-23 06:00:00
[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건설시장의 무게 중심이 아파트 등 주거용에서 오피스 빌딩과 공장 등 비주거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는 가운데 대안으로 비주거용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민간주택수주가 감소하면서 국내 건설수주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민간주택은 총 분양의 80%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71%, 내년에는 50% 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주택공급은 지난해보다 24.7% 감소한 34만 세대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10.5% 줄어든 30만세대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주택공급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올해(38만5000가구)와 내년(43만7000가구)에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소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도입과 후분양제 확산이 주택시장에서 건설사들의 부담 요소로 꼽히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택지비(감정평가액+가산비)와 건축비(기본형 건축비+가산비)를 더한 금액 이하로 분양가가 제한된다. 후분양제는 공정률 60~80%에서 입주자를 모집한다. 선분양제와 달리 공사 기간동안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건축비를 조달할 수 없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후분양제가 정착되면 자금동원 능력이 없는 건설사는 공급이 어려워지고, 퇴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분양가상한제는 이미 실질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서울보다 투기가 많은 다른 지역에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비주거용 수주 시장은 상업용 건물의 투자 증가와 맞물려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내년에는 비주거용 수주 물량 차체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의 건축 투자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큰 기대를 받고 있다. GBC 개발은 단일규모로는 최대 규모 프로젝트(약 3조2000억원) 규모의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005380)그룹의 GBC는 내년 상반기 착공이 유력한 상황이다. 서울시의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 단계고, 교통환경영향평가, 건축위원회심의, 지하구조물 안전심의 등을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에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대규모 건축물이 지어지면 관련 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시공된 제2 롯데월드는 국내 주택공급이 저조했던 2012~2014년 건자재업계에 훈풍을 불어 넣었다.
 
이밖에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를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건설 투자도 연 8조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에는 국낸 정유·화학기업들의 생산투자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비주거용 수주는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라며 “경기가 좋으면 상업용 건물 투자가 확대되고, 기업들의 건설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현대차그룹 GBC와 서울시 잠실운동장 개발계획을 현재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모습에 반영해 재구성한 가상의 미래 '국제교류복합지구'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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