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지진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을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지진 발생 후 9일 만이다. 당초 문 대통령은 지진 발생 직후 방문을 검토했지만, 현장 초동 수습이 먼저라는 판단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일주일 연기 등의 이유로 수능이 끝난 다음날 방문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찾아 학생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대통령의 방문을 사전에 알지 못한 학생들은 운동장을 들어서는 문 대통령을 발견하자마자 뜨거운 함성으로 맞이했다.
교장으로부터 학교 피해상황을 브리핑 받으며 학교 외관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교실에 들어가 수능을 마친 3학년 학생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제가 동남아시아 순방에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지진 소식을 들었는데, 가장 큰 걱정이 수능이었다”며 “나라 전체가 수능 일정에 맞춰 많은 것들이 결정된 상태에서 변경하면 많은 분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어 정부도 수능을 연기할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포항지역 수험생들은 전체 수험생의 1%가 채 안되지만, 그 학생들의 안전과 수능의 공정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연기결정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나머지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불평을 할만 했지만, 오히려 수능 연기결정을 지지해주고 포항 학생들을 응원해줬다”며 “이런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한국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늘 소수자들을 함께 배려해나가는 그런 것이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우리 미래의 희망”이라며 수능연기에 동의해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수능을 마치고 약간의 자유시간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두 가지를 추천했다. “하나는 여행이다. 입시준비에 어디를 못 가봤으니 가고 싶은 곳들 리스트를 만들어서 다녀보면 좋겠다. 우리나라에는 해외보다 좋은 곳들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는 소설이나 역사책과 같은 다양한 서적을 많이 보면 평생을 살아가는 아주 큰 자양분이 된다”고 추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수능을 치른 고3 수험생들과 대화를 마치고 손하트를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학생들과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단체 사진을 찍고 교실을 나섰다. 문 대통령이 복도를 이동하는 동안 학생들은 함성을 지르며 셀카와 악수, 사인 등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기꺼이 응했다.
학교를 나선 문 대통령은 지진 피해가 심한 아파트를 직접 방문해 현장 관계자로 부터 피해 및 복구 현황을 보고 받았다. 또한 이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대피소를 들러 애로사항을 듣고 자원봉사자들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장에서 직접 피해와 복구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시민들의 민원을 공개적으로 받을 것”이라며 “이재민들의 고충도 직접 청취하고 시설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 대성아파트를 찾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E동 주민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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