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혁명 10년)스마트폰 등장 10년…혁신은 계속된다
노키아의 몰락, 애플·삼성 신 양강체제로…새로운 혁신도 도래
2017-11-29 06:00:00 2017-11-29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스마트폰 혁명 10년. 인류 최초의 스마트폰은 지난 1992년 미국 IBM이 공개한 '사이먼(simon)'이지만,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인 2007년 애플로부터 시작됐다. 아이폰이 등장하자 대중은 열광했지만, 피처폰 영광을 누리던 기존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이미지제작=뉴스토마토)
 
"아이폰을 긴급 공수해 뜯어봤지만 도저히 차이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인터넷은 기존 휴대전화로도 가능했고, 우리는 심지어 DMB를 통해 TV를 보던 시대였다. 돌이켜보면 앱(애플리케이션)이라는 무한정의 생태계와 연결성을 주목하지 못했다. 애플의 방향성은 제조사 중심의 획일적 사고에 갇혀있던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당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휴대전화 기준 글로벌 1, 2위를 다투던 한 대기업 연구원의 회고다. 아이폰이 등장한 지 2년여 뒤인 2009년 11월 국내 첫 출시까지 시간을 벌었지만, 스마트폰의 핵심인 개방과 연결에는 다가서지 못했다. 패착의 대가는 컸다. 삼성과 LG는 다시 후발주자 대열로 추락해야만 했고,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던 피처폰의 공룡 노키아는 깊은 부진에 빠졌다. 모토로라도 사정은 비슷했다.
 
특히 핀란드 국가경제를 책임지던 노키아의 몰락은 시장에 충격이었다. 난공불락으로 불리던 시장 1위의 추락은 애플로의 세대교체를 의미했다. 매킨토시 이후 이렇다 할 성공작이 없었던 애플은 2007년 아이폰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다시 세계 최고의 IT 기업으로 끌어올리며 눈부신 복귀식을 치렀고, 스스로는 혁신의 상징이자 전설이 됐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아이폰X을 출시하며 영광의 재연을 노린다.
 
삼성도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기존 강자들의 공백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카피캣'(모방자) 오명을 남기긴 했지만, 이 또한 갤럭시의 신화에 대한 시기였다. 구글이 애플의 iOS에 대항할 OS(운영체제)로 안드로이드를 내놓자, 이를 빠르게 흡수하며 애플의 대항마로 우뚝 섰다. 애플이 제기한 세기의 소송전은 되레 삼성을 애플의 유일한 적수이자, 라이벌로 지위를 격상시켰다. 그리고 끝내 애플을 누르고, 애플이 창출한 스마트폰 시장의 왕좌에 올랐다.
 
애플과 삼성, 정확히는 애플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 간 세력 대결은 최근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중국이 신흥강자로 부상한 가운데,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을 구부리거나(플렉시블) 접을(폴더블)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에다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스마트폰을 또 다른 혁명의 디바이스로 진화시키고 있다. 놀랍게도 중국의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칩셋 '기린 970'을 개발하며 주도권 대열에 합류했다. 애플로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수요를 폭발시킬 비장의 무기들이 새로운 혁신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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