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진에어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계기로 업계 선두인 제주항공에 대한 추격의 고삐를 죈다.
진에어의 공모가 최종 확정일은 28일로, 구주(900만주)를 제외한 신주 발행 주식수는 300만주다. 희망 공모가격이 2만6800원~3만1000원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930억원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상장일은 다음달 8일이다. 진에어가 이 자금을 기단 확대와 서비스 강화 등에 투입할 경우 제주항공과의 LCC 1위를 둘러싼 쟁탈전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진에어는 지난 2008년 1월 출범, 제주항공보다 3년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모기업인 대한항공의 지원과 저가항공에 대한 시장 수요 증가로 성장세를 유지해왔지만, 대부분의 지표에 있어 제주항공의 뒤를 쫓는 추격자 입장이었다. 항공사 핵심 자산인 기단과 노선의 경우 제주항공이 30대로 국내선 6개, 국제선 38개 노선을 운항 중이며, 진에어가 24대(국내선 4개, 국제선 33개)로 뒤를 쫓고 있다. 직원수도 지난달 말 기준 제주항공이 2285명으로, 1608명의 진에어보다 많다.
실적도 제주항공이 앞서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7476억원, 영업이익 587억원으로 진에어(매출액 7197억원·영업이익 523억원)를 따돌렸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실적에 있어서도 제주항공(매출액 7348억원·영업이익 838억원)이 진에어(매출액 6564억원·영업이익 780억원)에 앞서는 상태다. 제주항공이 주춤했던 지난해 3분기와 올 1분기 진에어가 일시적 우위를 보이기도 했지만, 업계 1위 타이틀은 늘 제주항공의 몫이었다. 다만, 양사 간 격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으로 추격의 범위 안에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용호상박의 대결이 전개되는 가운데, 진에어가 올 하반기 상장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기존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가총액 1조원에 육박하는 상장사로 몸집을 불릴 경우 진에어의 추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게 공통적 해석이다. 진에어는 이번 상장을 내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비롯해 본격적인 세계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최정호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해 국내 최고는 물론 아시아 대표, 나아가 세계 최고의 LCC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매년 4~5대의 기단을 늘려 오는 2020년에는 총 38대의 기단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도 50대를 웃도는 기단을 구축할 예정이지만, 진에어가 LCC 중 유일하게 보유 중인 중대형(B777-200ER) 기종을 현재 4대에서 8대로 확대하며 얻어질 공급석을 감안하면 큰 격차는 아니라는 평가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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