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조직 강화하는 게임업계 '3N'
연구·개발 채용 인력 대폭 확대…전담 조직 신설로 전폭적인 지원
2017-11-29 06:00:00 2017-11-29 10:41:08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넥슨, 넷마블게임즈(251270), 엔씨소프트(036570) 등 국내 주요 게임업체가 올해들어 AI(인공지능) 연구·개발 관련 인력의 채용을 두자릿수로 늘리는 등 AI분야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주요 게임업체들이 앞다퉈 내년 화두 중 하나로 AI를 정하는 등 이 분야에 대한 비중을 높게 두고 있다. AI기술을 활용한 콘텐츠와 시스템 적용이 더욱 다양화될 전망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사 위주로 내년 화두를 AI로 정하고 연말까지 AI 관련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은 지난 5월 만들어진 분석본부에 AI 개발, 인력을 보강해 '인텔리전스랩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AI 전담조직을 운영한다. 분석본부는 기존 데이터분석팀과 라이브 서비스, 라이브 개발실, 사용자경험(UX) 분석팀 등 기술 기반 조직을 통합해 만든 조직이다. 
 
경기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 사진/넥슨
 
넥슨은 다음달 마무리되는 하반기 공채를 통해 인텔리전스랩스로 투입될 AI 기술 인력을 두자릿수 규모로 선발한다. 이 인력을 포함해 올해 100명 규모로 랩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 말까지 이 조직을 300명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랩스 장은 현 분석본부장인 강대현 부사장이 맡는다.
 
이 회사는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AI 기술 기반의 대결 상대 매칭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이용자간 대결(PvP) 콘텐츠에서 레벨과 능력치 등 일괄적인 기준으로 매칭을 했었다. 반면 새로 개발되는 서비스는 머신러닝 등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이용자 개개인의 전투·전략 전개 방식이나 대처 능력 등을 더 세밀히 분석해 대적할 만한 상대를 붙여준다. 이로써 콘텐츠의 흥미를 더 극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AI 기반 챗봇으로 이용자의 문의에 대응하는 서비스도 만들고 있다. 봇으로 핵이나 오류, 부정플레이를 자동 탐지하고 막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인텔리전스랩스는 AI와 빅데이터, 머신러닝 기술 기반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고 게임이랑 접목시키는 조직"이라며 "이 조직이 개발한 것을 범용서버에 올리면 여러 게임 개발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넷마블도 내년 화두를 AI로 정하고 관련 전담 조직을 강화한다. 또한 개인맞춤형 게임서비스 엔진을 내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 신입·경력 채용을 통해 AI 전문인력을 포함 총 500여명을 뽑았다. 이 중 AI 연구 및 개발 직군 비중이 가장 크다. 넷마블의 AI 연구·개발은 '콜럼버스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다. 8월말 기준 인원은 약 8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채용 이후 조직 규모는 세자릿수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 구로에 위치한 넷마블 사옥. 사진/넷마블
 
넷마블의 대표적인 AI관련 기술은 개인맞춤형 게임서비스 엔진인 '콜럼버스'다. 이 엔진은 2014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게임 학습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용자가 게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성장 가이드를 제공하거나 이용자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알려주는 등의 일을 한다. 또 개발자에게도 어떤 방식으로 해야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에서 이탈하지 않고 많은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느냐를 분석하는데도 활용된다. 
 
콜럼버스는 온라인·모바일 등 플랫폼이나 게임 장르 구분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로 개발 중이다. 현재 일부 게임에 적용해서 내부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르면 내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SDK가 다른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소스 및 도구라는 점에서 콜럼버스를 향후 타 개발사들에 개방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9월 넷마블 전사 직원 50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포럼을 개최해 AI관련해 많은 연구를 할 것임을 알렸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포럼에 참석해 "미래 게임은 AI를 고도화한 지능형 게임이 될 것"이라며 "지능형 게임은 이용자에게 맞춰 게임이 반응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지스타 2017 현장에서 김홍규 넷마블 부사장도 "내년에는 AI가 넷마블의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라며 "AI 기반 게임개발 프로세스가 내년이면 어느 정도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5년 전인 2012년부터 ‘AI랩’ 조직을 만들어 게임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AI적용을 위한 연구를 해 오고 있다. AI랩은 현재 AI센터로 확대돼 AI랩과 자연어처리(NLP)랩으로 구성돼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AI가 엔씨소프트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혁신 기술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적용 사례로는 PC온라인 게임인 ‘블레이드 앤 소울’의 무한의 탑 신규 콘텐츠에 AI기능을 적용해 NPC를 제작한 것이 꼽힌다. 무한의 탑은 게임 내에서 100층으로 구성된 1인 플레이 던전으로 유저는 NPC와 대전을 펼치며 이길 경우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구조다. NPC의 격투를 AI를 적용해 컴퓨터와 싸우는 것이 아니고 마치 사람과 싸우는 것처럼 구현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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