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수주 불황의 파고가 삼성중공업을 덮쳤다. 올해와 내년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내년 매출 규모도 올해보다 2조원 넘게 줄어든다. 삼성중공업은 계속된 경영난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6일 만기 차입금 상환과 자금조달 여건 경색 등 각종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7000억원이 넘는 손실도 예상했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지난해에도 1조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손실 규모를 각각 7조9000억원과 4900억원으로 전망했다. 3분기까지는 누적 매출액 6조4886억원, 영업이익 71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터라 예상치 못한 발표는 시장에 충격을 줬다. 삼성중공업은 4분기 5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매출액 5조1000억원과 영업손실 2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5년 1조5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이래 4년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삼성중공업 전경. 사진/뉴시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LNG선 1척 등 모두 7척, 5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목표 수주금액 53억달러의 10% 수준이다. 매출 감소와 고정비 부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초부터 인력 효율화 등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6월과 7월에는 육상 도크 1개와 해상 플로팅 도크 1개의 가동도 중단했다. 하지만 인력 효율화는 노사 합의 지연 등으로 700여명 감원에 그쳤다. 당초 올해와 내년까지 감원키로 계획했던 인력은 3000여명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눈 앞의 경영난 타개를 위해 올해 들어 내년부터 당장 조업할 수 있는 단납기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했다. 하지만 올해 수주한 67억달러 가운데 내년에 조업 가능한 물량은 2조7000억원에 그친다. 삼성중공업은 구조조정과 비용감축 실패로 인한 매출원가 상승, 올해 발생한 손실충당금 등이 반영되면서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과 업황 회복 전망 등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예년과 달리 조기에 연간 실적 전망을 공개했다"며 "올해와 내년 적자는 매출 감소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발주처와 협상 중인 것들은 내년도 실적 전망에 포함돼 있지 않아 추가적인 실적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삼성중공업 주가는 적자 지속 전망과 유증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 시작과 동시에 급락, 오후 1시 기준 전날보다 28% 내린 9050원에 거래 중이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