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글로벌 증시가 조정받는 가운데서도 베트남 펀드가 수익률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은 부담이지만,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호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18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베트남펀드는 4.17%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2.05%, 해외 주식형펀드가 1.08% 손실을 기록한 것과는 반대되는 흐름이었다. 800포인트 초반에 머물렀던 베트남 증시의 호치민 지수가 11월부터 한 달 만에 970포인트까지 급등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펀드에서도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미래에셋베트남[자]1(H-USD)(주식-파생)C-A'가 6.36% 수익률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고, 'KB베트남포커스[자](주식)A'(4.78%) '한국투자연금베트남그로스[자](주식)(C-e)'(4.59%) 등도 수익률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은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데다 임금 상승에 따른 소비 증가세도 뚜렷하다는 평가다. 내년까지 7%대 경제 성장률을 이어가면서 증시에도 힘이 실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김보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베트남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늘리고 있고, 일본은 지하철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면서 올해 11월까지 FDI가 작년에 비해 82.8% 증가했다"면서 "투자 성과가 가시화할 거란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증시 조정에도 증시가 급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내년에도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펀드 수익률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크다는 점이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재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이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삼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호치민과 하노이를 중심으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장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에도 기대감을 가질 만 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보근 연구원은 "호치민 지수의 1년 주가수익비율(PER)은 18.4배로, 최근 3년 평균인 14.4배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면서 "외국인이 이번 상승을 주도했기 때문에 향후 소비와 기업 실적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가 조정받는 가운데서도 베트남 펀드는 최근 한 달간 4%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전자 베트남 옌퐁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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