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 주파수 경매와 본격적인 인공지능(AI) 경쟁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이 깊다.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피할 수 없는 투자지만, 이를 뒷받침할 매출은 걱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 3월을 5G 상용화 목표 시점으로 삼고 있다. SK텔레콤과 KT도 2019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에 앞서 이통사들은 5G에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해야 한다. 4G까지는 낮은 대역의 주파수를 썼다. 하지만 5G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해 더 넓은 폭과 높은 대역의 주파수가 필요하다. 과기부는 3.5㎓ 대역과 28㎓ 대역을 5G 주파수 후보로 할당하는 것을 골자로 한 '5G 주파수 할당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관건은 할당대가. 이통3사가 5G 주파수 경매에 쏟아 부을 돈은 2~3조원으로 추정된다. 5G 서비스에 반드시 필요해, 피할 수 없는 출혈이다. 주파수 경매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0년 이후 이통사들이 경매대가로 낸 돈은 6조원에 달한다. 이통사들은 국내 무선통신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선택약정할인율을 25%로 올렸고 통신비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있어 주파수 할당대가를 낮춰달라는 입장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20일 "지난달부터 5G 주파수 할당대가 연구반을 가동하며 산정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텔레콤의 ICT 체험관 ‘티움’에서 시민들이 가상현실(VR)로 미래도시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뿐만 아니다. 이통사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I 플랫폼과 서비스 경쟁도 펼쳐야 한다. 지난 18일 LG유플러스를 끝으로 이통3사 모두 AI 스피커 출시를 마쳤다. 음악재생·검색·뉴스·쇼핑 등으로 서비스도 확장했다. 하지만 아직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대화나, 스스로 판단하고 제안하는 AI 서비스까지는 갈 길이 멀다. 보다 진화된 AI 서비스를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필수다. AI 플랫폼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면서 똑똑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다. 이통 3사는 2018년 조직개편을 통해 각각 AI 전담 조직을 갖췄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와 AI 등 신사업 분야에서 본격적인 매출을 내기까지는 최소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투자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반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매출은 줄어들 게 뻔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사 관계자도 "기존 무선시장은 이미 제로섬 게임이 된 지 오래"라며 "출혈경쟁도 한계를 노출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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