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올해 가전업계에 레트로 제품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레트로(Retro)는 복고주의를 지향하는 유행, 패션 스타일로 원색 또는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하는 풍조를 일컫는다.
2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가전업계는 올해 레트로 제품군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벌였다. 수입 브랜드, 국내 중견·중기 가전업계를 가리지 않고 레트로 디자인 제품이 출시되며 소비자를 유혹했다. 레트로 제품의 특징은 복고풍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곡선과 특유의 광택, 팝아트에서 영감을 얻은 블랙, 레드, 핑크, 파스텔블루, 라임그린 등 다양하고 대담한 색채 등이다.
코스텔의 모던레트로 에디션 유니언잭 107리터 냉장고. 사진=코스텔
레트로 제품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이탈리아 가전 브랜드 스메그다. 스메그코리아는 최근 웰빙족과 가구·가전 등으로 집안을 꾸리는 홈퍼니싱족을 타깃으로 레트로 스타일 착즙기를 출시했다. 스메그의 '50년대 레트로 스타일 라인' 중 소형가전 시리즈에는 전기포트, 토스터기, 커피머신, 블렌더, 반죽기도 있다. 스메그코리아는 이탈리아 본사에 여러 가지 라인업이 있지만 한국에는 레트로 라인업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메그코리아는 2010년대 초반 테크놀로지를 강조하는 국내 백색가전 시장에서 디자인을 차별화 요소로 보고 시장을 공략했다. 스메그코리아 관계자는 "가전을 선택하는 기준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기술이 아닌 디자인을 구매한다면 365일 언제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올해 120리터, 80리터급 소형 인테리어냉장고인 더 클래식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등 레트로 라인업을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크림화이트 색깔 등으로 모던 레트로 느낌을 풍긴다. 냉장고는 라운드형 도어·프레임을, 전자레인지는 라운드형 디스플레이로 곡선을 강조했다.
대유위니아는 올초 6인용 IH 압력밥솥 딤채쿡 레트로를 선보였다. 전통 가마솥 밥맛을 구현하는 기존 딤채쿡에 복고풍 디자인을 접목했다. '민트 그린', '크림 화이트', '로맨틱 레드' 등 고광택 에나멜 색상으로 다이얼 방식의 조작 버튼도 적용했다.
빌트인 생활가전으로 성장한 국내 중소기업 코스텔은 B2C 쪽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냉장고 '프리미엄 레트로 에디션'을 출시했다. 향후에도 레트로 제품군을 늘릴 계획이다. 중소기업 파세코는 71리터 초소형 냉동겸용 김치냉장고에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업계는 레트로 가전제품이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는 시장상황을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가치소비와 연결해 설명한다. 스메그코리아 관계자는 "레트로 제품은 인테리어에 포인트와 활기를 주고, 공간의 가치를 높여준다"며 "인테리어에 따라 도어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메그코리아의 경우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로 자신만의 디자인 제품도 만들 수 있다.
레트로 가전제품 출시는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레트로는 단순히 외형적인 디자인만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할 때 즐거움을 주는 가전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메그코리아의 레트로 소형가전 제품들. 사진=스메그코리아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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