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생활환경 변화와 기술 발전으로 가전제품의 대세가 바뀌고 있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무선청소기, 전기식 건조기 등은 판매량을 늘리며 '조연'에서 '주연'으로 탈바꿈했다. 이에 가전업체들도 이들 비중을 늘리는데 한창이다.
30일 가전·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치냉장고는 초기모델인 뚜껑식을 밀어내고 스탠드형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시장조사업체 GFK코리아 조사결과 올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김치냉장고 판매량 가운데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판매 비중이 금액기준 77.9%를 차지했다. 수량기준으로도 2015년 51%에서 2016년 59%로 증가했다. 올들어서도 8월까지 벌써 61%를 넘어섰다. 롯데하이마트의 최근 3년간 전체 김치냉장고 판매량 분석에서도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의 매출 비중이 2015년 67%, 2016년 72%에 이어 2017년(11월)에는 75%까지 늘어났다.
청소기시장에서는 무선청소기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상반기 청소기의 판매 비중은 전체 시장에서 금액기준 52.5%로 절반을 넘겼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성장한 건조기도 초기 주를 이루던 가스식 제품에서 전기식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초까지 판매된 건조기 76.5%가 전기식이다. 이는 가전유통업체들의 판매실적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전자랜드의 올해 건조기 판매량 중 전기식 비중은 90% 수준이며, 롯데하이마트 매출 기준으로도 가스식은 5%에 불과하지만, 전기식은 95%를 차지하고 있다.
(왼쪽부터)삼성전자 김치냉장고, LG전자 무선청소기 A9, 삼성전자 2018년형 건조기. 사진/각사
이는 생활 트렌드 변화와 기술 개발 영향이 크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수요 증가는 식생활이 다양해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김치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 일반 냉장고처럼 칸칸이 다른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다목적 김치냉장고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 이유다.
청소기와 건조기는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다. 기존 무선청소기는 약한 흡입력과 배터리의 빠른 소모가 단점으로 지목돼 왔다. 삼성과 LG는 원심력과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의 디지털 인버터 모터로 흡입력을 높이고,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분야에서 쌓은 모터 기술과 삼성SDI, LG화학 등이 보유한 배터리 기술을 무선 청소기에 적용했다. 건조기 역시 전기식은 '전기료 폭탄'이라는 오명을 입었지만 LG는 인버터기술을 적용한 히트펌프 방식, 삼성은 저온 건조와 제습 과정을 반복하는 히트펌프 기술로 전기료 문제를 해결했다.
가전업체들은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수요가 폭발적으로 창출하기 쉽지 않지만, 시장 활로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기술 발전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데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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