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식품업계 최고경영자들이 더 젊어지고 있다. 보수적 색채가 짙었던 식품업계에 40~50대 CEO들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반면 60대를 넘긴 수장들은 경영일선에서 대거 물러나는 양상이다. 업계 안팎에선 1인가구 증가 등 급격히 변화하는 트렌드에 승부를 걸고 있는 식품업계가 '젊은 리더십'을 앞세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과업계 1위
롯데제과(280360)를 5년여간 이끌어온 김용수 대표는 정기인사를 통해 대표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롯데그룹 계열사 중 최장수 CEO로 분류돼왔다. 롯데제과의 글로벌 성장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한 것으로 평가 받는 그는 60세가 된 올해부터 롯데중앙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겨 신제품 개발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그리고 롯데제과의 새 CEO는 민명기(57) 부사장이 맡게 됐다. 민 신임대표는 1985년 롯데제과 입사 후 건과 분야의 전문가로 줄곧 일했다. 2008년부터 4년 동안 롯데제과 인도 법인을 이끌기도 했다. 민 신임대표의 중용으로 롯데제과의 글로벌 사업도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현재 신임 대표 임명으로 CJ제일제당 CEO 나이는 9세나 젊어졌다. 2011년부터 CJ제일제당 대표자리를 맡아온 김철하 부회장은 1952년생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로, CJ그룹의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낸 일면이다. CJ제일제당 수장이 된 신현재 사장은 1961년생으로 2000년 CJ오쇼핑으로 경력입사해 CJ주식회사 사업총괄, CJ오쇼핑 경영지원실장,
CJ대한통운(000120) 글로벌부문장과 공동대표이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4년 12월부터 CJ주식회사 경영총괄부사장으로 근무해왔다.
한편 후배에게 자리를 내준 김 부회장은 최근 CJ기술원장의 이름을 달고 그룹 R&D 경쟁력 강화 및 식품계열사 R&D 자문을 맡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대표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까지도 정부와의 만남에서 "국내 식품기업들의 글로벌화를 위해 R&D 예산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CJ그룹의 외식사업을 맡고있는 CJ푸드빌은 40대 CEO가 전면에 등장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사례다. 지난해 7월 CJ그룹은 수시 인사를 통해 40대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 구창근(46) 대표를 새 수장 자리에 앉혔다.
구 대표는 CJ그룹의 최연소 CEO로서 해외사업 적자탈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2010년까지 삼성증권에서 식음료와 유통 부문의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당시 엔터테인먼트와 식품분야 등 CJ그룹 핵심분야를 담당하면서 CJ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CJ에 합류해 기획팀과 사업팀 식품담당, 사업팀장, 전략1팀장 등을 거쳤다. 주로 식품과 외식서비스사업 관련 업무를 맡았다.
남양유업(003920)의 이원구 대표는 최근 30년 넘게 몸 담았던 회사를 정년퇴임으로 떠나게 되며 대표 자리에서도 내려오게 됐다. 남양유업은 후임 대표를 오는 26일 임시주총을 통해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젊은 대표가 탄생할지 주목되고 있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은 최근 오너가이자 40대 젊은피인 신동환(49)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푸르밀은 2007년 롯데우유㈜ 분사 이후 처음으로 오너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신 대표는 1970년생으로 1998년 ㈜롯데제과 기획실에 입사했으며 2008년 롯데우유 영남지역 담당 이사를 역임했다. 2016년 2월에 ㈜푸르밀 부사장으로 취임해 2017년 기능성 발효유 '엔원(N-1)' 출시와 유제품 전문기업으로서 성장에 기여했다.
신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취임사에서 "지난 20년 간 식음료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임직원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해가는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라며 "창립 40주년을 맞은 유제품 전문기업인만큼 품질 개발을 통한 고품질 제품으로 고객 만족과 신뢰를 충족시키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왼쪽부터 민명기(57) 롯데제과 대표, 신현재(58) CJ제일제당 대표, 구창근(46) CJ푸드빌 대표, 신동환(49) 푸르밀 대표.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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