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직업이 사장' '불수도복(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 종주)' '멘토같은 CEO' 모두 김지완
BNK금융지주(138930)회장을 나타내는 말이다.
지난 1981년 부국증권 영업이사에 오른 이후 14년간 사장직을 역임한데다 하나대투증권 사장 시절 임직원들과 서울 북부에 위치한 산등성이를 무박으로 주파하며 단합과 소통에 나선 까닭이다.
작년 9월 외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BNK금융회장에 오른 김 회장은 여전히 발로 뛰는 CEO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특히 ‘계열사 전 영업지점 방문’을 목표로 영업일선을 하나하나 챙기고 대화하는 ‘멘토’가 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장수와 군사가 고락을 함께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기 위해 소통하는 ‘멘토 같은 CEO’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년간의 증권업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투자금융(CIB)와 자산관리(WM) 부문을 확대하는 한편 비은행, 비이자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주 계열사인 부산, 경남은행의 업무 프로세스와 IT시스템은 하나로 통합해 ‘싱글 플랫폼(Single Platform)’을 구축하기로 했다.
김지완 회장이 새해 목표로 장수와 군사가 고락을 함께 하는 '단료투천'을 꼽았다. 사진/BNK금융
- 제3대 BNK금융회장에 취임한 지 100일이 넘었다. 그간의 소회는?
취임식 날 대강당에서 임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설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석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여러 일정들이 있었지만, 가장 뜻깊은 활동을 꼽으라면 각 지점을 방문해 현장의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통했던 시간들이다. 앞으로도 ‘멘토 같은 CEO’로 임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나로 뭉쳐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새해 그룹의 경영 화두를 ‘장수가 모든 군사와 고락을 함께한다’라는 뜻의 ‘단료투천’으로 정했다.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된다는 의미다. 이를 바탕으로 항상 솔선수범의 자세로 BNK금융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는 밑걸음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 그룹 CEO특강도 자주 개최해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10월 20일 ‘4차 산업혁명과 금융산업, BNK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CEO 특강을 진행한 이후 부산은행, 경남은행, 여성 책임자,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CEO 특강을 진행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특강은 과거 일방적인 강의 형태에서 벗어나, ‘경영철학’과 ‘4차 산업혁명 시대 금융 트렌드 변화’ 등에 대해 논의하고 직원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쌍방향 소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특히 금융업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인 고객과 직원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휴가 사용 활성화, 건강 마일리지 도입, 여성 책임자 승진자 비율 확대, 직원 연수 활성화를 위한 본부 지원 제도 도입 등 직원들의 다양한 요청사항을 현장에서 체크하는 등 임직원 소통 창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울러 개인적인 취미와 경험, 추천도서 등 개인적인 질문 등을 통해 직원들과 더욱 친밀감을 느끼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CEO 특강과 함께 부산·경남·울산·서울에 위치한 계열사 영업점도 수시로 방문하는 등 영업점 직원들과 소통을 확대해, 향후 그룹 경영 방향에 대한 현장의 공감대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 연말 인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새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BNK금융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4대 핵심사업으로 기업투자금융(CIB)와 자산관리(WM), 디지털과 글로벌을 선정했다. 앞으로 4대 핵심사업 부문에서 지주의 총괄 역할과 계열사 간 협업 체계를 강화해 그룹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은행, 이자수익 중심에서 비은행, 비이자 수익 부문으로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18일 ‘부울경CIB센터’를 개점했으며, 향후 서울과 울산, 창원 등 거점 지역을 대상으로 CIB센터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자산관리 부문은 은행-증권-CIB 협업을 기반으로 WM사업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다. 그룹 차원의 리서치, 상품 공급체계를 구축해 최적의 상품추천과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자산관리 전문인력 양성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해외시장 진출은 부산은행 및 BNK캐피탈을 중심으로 꾸릴 방침이다.
예를 들어 중국과 베트남, 인도, 미얀마 등 이미 진출한 국가에는 현지 영업을 강화하고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는 신규 진출해 그룹의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장 추진하려고 한다.
또한 올해부터 ‘백년대계위원회’의 ‘글로벌 위원회’가 본격 운영되면 이를 통해 그룹 차원의 글로벌 중장기적인 전략을 구체화 시켜 나가려고 한다.
-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등 4차 산업이 대두되며 금융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
디지털 분야는 그룹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객 중심의 디지털 컨버전스 구현’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다양한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그룹 통합 모바일 플랫폼을 구현하는 동시에 디지털 채널의 고도화, 내부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우선 과제로 선정해 일관성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모든 계열사를 연계하는 그룹 통합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들이 BNK의 모든 상품 및 서비스를 원스톱(one-stop)으로 이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생활기반 금융서비스 플랫폼을 지원할 것이다.
또한 시니어, 어린이·청소년 등 고객군을 세분화시킨 맞춤형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 직원들이 고객 중심의 창의적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 또한 개선할 생각이다.
핀테크 발달로 플랫폼 기반의 자산관리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 등 자산관리 자동화 플랫폼도 구축해 온.오프(On-Off)라인을 아우르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로 고객만족도를 제고시켜나가고자 한다.
사진/BNK금융
- 경남은행과 부산은행 통합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되는 것인가. 투 뱅크 체제의 시너지 강화 방안은 무엇이 있나?
그룹 내 2개 은행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멀티뱅크 체제인 일본 지방 금융그룹처럼 각 행간 업무 프로세스가 동일해야 한다. 현재 당 그룹에서는 부산-경남은행의 업무 프로세스를 통일화 하고, IT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싱글 플랫폼(Single Platform) 구축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투뱅크-원프로세스가 구축되면 양행의 비즈니스 역량이 상향 평준화 되고, 유연한 조직운영 및 인력교류 확대가 가능해 진다. 또한 그룹 내 2개의 은행 운영에 따른 이중비용 발생부문의 한계를 극복하고, 양행의 각기 특화된 지방은행서의 지역밀착경영 강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계열사 시너지 확대도 그룹 중점 전략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주 내 WM, CIB, 디지털, 글로벌총괄사업부를 신설해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자산’인 직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계열사 인적자원 및 물적 자원 공유를 통한 시너지 체계도 구축 중이다. 직능별 매트릭스 조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 그룹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백년대계위원회’가 본격 가동된다. 낡은 관행을 고친다면 무엇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보나.
회장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그룹 내 관행은 권위적이고 과도하게 형식에 치우친 의전문화와 회식 문화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관행에서 탈피해 건강하고 행복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임직원들이 자기 계발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연수를 확대하고 올바른 휴가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그룹의 미래비즈니스와 투명성 확보, 글로벌 발전 등의 과제를 제시할 백년대계 위원들 또한 가장 객관적인 시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대학교수, 업계 전문가 등 전원 외부인사로 위촉했다. 이들은 1년간 각 분과별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연구 활동을 수행하는 한편, 매월 분과위원회 회의와 분기별 전체 회의를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그룹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발전전략을 도출하게 된다.
- 지역 정체성을 지키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 있나.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 확산에 따라 향후 금융산업은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이라는 빌 게이츠의 말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본다. 기존의 영업 방식에 익숙한 현재의 은행 중심 금융 체계는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다.
BNK금융그룹은 현재 순이자마진이 시중은행 대비 높은 상황으로, 단기적으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부실 예방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예대마진 등 은행 수익에만 집중해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가 ‘융합’인 만큼, 현재의 은행 중심, 이자수익 중심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 간, 사업간, 부서 간, 프로젝트 간 ‘융합’과 ‘공유’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중요하다.
앞으로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기존의 장벽을 넘어서고, 금융과 비금융, ICT 기업과의 융합은 물론,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한다.
- 그룹 중장기 비전은?
BNK금융은 지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지역과 함께 세계로, 고객과 함께 미래로’라는 기존 경영철학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아울러, Vision 2020그룹 중장기 경영계획을 바탕으로 그룹 경영 비전인 ‘글로벌 초우량 지역 금융그룹’ 달성과 중장기 발전 로드맵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특히 비은행-비이자 부문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그룹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성장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당 그룹이 대형 금융지주사에 버금가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경영의 방향성을 맞춰 나갈 것이다. 아울러 투 뱅크-원 프로세스라는 그룹의 기본 경영체제를 고도화해 계열사별로 분산된 인적, 물적 자원 공유를 통해 그룹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가려고 한다.
동시에 WM과 CIB, 글로벌, 디지털 등 핵심 사업영역에서 그룹사 간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해외시장 진출도 BNK캐피탈을 교두보로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고 한다.
이밖에 4차 산업혁명 시대 금융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도 추진함으로써 글로벌에서는 아시아, 대한민국에서는 부·울·경에 특화된 ‘글로벌 초일류 지역금융그룹’으로 도약해 2020년 Asia Top 40의 위상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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