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가 블록체인 사업에 속도를 낸다. 가상화폐는 규제로, 가상화폐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육성으로 가닥을 잡았다.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거래 내역을 보여줌으로써 데이터 위조를 막는 기술이다. 공공 거래장부로도 불린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을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관기관인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올해 개발에 들어갈 블록체인 관련 기술 후보군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1월 말까지 최종 선정을 마치고 블록체인 기술개발 및 상용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후보군에는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 유통 ▲부정거래 방지를 위한 데이터 공유 ▲스마트 계약 검증 ▲사생활 보호 ID 관리 등이 포함됐다. 박현제 IITP 융합서비스PM은 지난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스터디에서 "지난해에는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하는 내용의 과제가 많았다"며 "올해는 보다 다양한 블록체인 관련 기술개발 후보 과제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표준화 작업도 병행된다. 이강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문위원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이 산재해 있다"며 "특정 기술에 종속되는 것을 방지하고 상호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블록체인 공통 표준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도 "블록체인의 표준화와 각 주체 간 연동 등을 검토 중"이라며 "가상화폐에 대한 것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올 상반기 중으로 블록체인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 추진에 들어간다. 국제기구들은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플랫폼 표준화 작업에 들어갔다.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통신연합 통신표준화부문(ITU-T)은 지난해 4월부터 블록체인 참조 구조와 분산원장 핵심기술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KT는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문서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KT
기업들은 이미 블록체인을 주요 사업에 적용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전기화재의 주요 원인인 스파크 발생 시간과 위치를 전기안전공사·소방청·보험사 등이 참여하는 블록체인에 보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KT는 지난해 11월 모든 시스템과 연계되는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문서 관리 서비스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편,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과열 논란과 함께 규제를 둘러싼 논쟁도 지속되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언급한 이후 투자자들이 반발하자 청와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블록체인은 2018년 과기정통부가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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