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중소 가구업체들이 유명 호텔과 해외 명차 등 고급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한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있다. 대형 가구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브랜드 인지도 등의 약점을 극복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29일 가구업계 등에 따르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 가구사들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중 고가의 해외 자동차나 호텔 등과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협업 사례는 프리미엄 가구를 주력으로 하는 중소업체에서 두드러진다.
디자인 가구업체 체리쉬는 지난해 10월 베스트루이스해밀턴호텔과 MOU(업무협약)를 맺고, 자사 프리미엄 가구를 호텔 내에 배치했다. 또한 모든 객실에 대표 제품군 가운데 하나인 '모션베드'를 배치해 호텔 투숙객이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씨지브이)와도 활발한 협업을 펼치고 있다. CGV 서울 용산아이파크몰과 부산 센텀시티점 상영관 내에 리클라이너를 설치해 고급스러운 영화관 인테리어를 제공함은 물론, 자연스럽게 관람객이 제품을 체험하며 관심을 갖도록 설계했다. 고급 가구로 분류되는 모션베드와 리클라이너를 호텔과 프리미엄 상영관에 배치해 구매력이 높은 고객층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체리쉬 관계자는 "모션베드와 리클라이너는 갈수록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며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구군"이라며 "호텔과 영화관 등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파트너사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벤처스 역시 지난해 7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오스트리아 쥬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팝업 전시관을 찾은 스와로브스키 멤버십 고객들이 상담을 받는 동안 자사 가구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프리미엄 디자인 가구가 주요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는 이 회사는 쥬얼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고급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이다. 디자인벤처스 관계자는 "디자인을 중시하고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스와로브스키와 브랜드 이미지가 맞아떨어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타깃 고객층이 겹치는 브랜드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스침대(003800)도 독일 자동차회사 BMW와 협업을 통해 고급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부터 자사가 운영하는 수입가구 편집숍인 '에이스 에비뉴'의 가구들을 인천 BMW 드라이빙센터 내에 전시해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BMW 자동차 고객층과 프리미엄 가구의 타깃층이 상당 부분 겹치는 측면이 있다"며 "드라이빙센터를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보고 문의를 해와서 직접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중소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 가구사는 결국 대형 가구사와 차별되는 디자인이나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알리는 방법으로 고급 브랜드들과 협업이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에 위치한 베스트루이스해밀턴호텔 내부에 체리쉬의 가구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제공=체리쉬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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