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지방분권 확대를 위한 개헌 부분은 여야 정치권 사이에서도 별로 이견이 없는 것 같다”면서 사실상 지방분권 중심의 단계별 개헌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전국 시도지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 대선과정에서도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이번 지방선거 시기에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적어도 지방분권을 중심으로 하고 그 다음 여야 간에 이견이 없는, 합의가 되는 그런 과제들을 모아 개헌을 한다면 개헌을 놓고 크게 정치적으로 부딪히거나 정쟁화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개헌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건 이달 말까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개헌 초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자신의 ‘개헌 시간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2월말까지 개헌 초안을 여야 합의로 만들어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여야 간 합의가 안 될 경우 청와대발 개헌안 발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문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지방분권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언제해도 우리가 해야 될 그런 과제”라면서 “자치분권의 확대는 지역발전을 위한 하나의 제도적인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고, 균형 발전 정책은 인프라를 토대로 거기에 지역발전을 위한 하나의 콘텐츠를 입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도지사들에게 “지방분권 확대는 우리 시도지사들이 누구보다도 간절히 바라는 바다.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필요한 과제”라며 “시도지사들이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 보다 좀 더 관심 가져주고, 좀 더 힘 모아주고, 국회를 비롯한 중앙정치권도 좀 설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직후 이어진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서는 “노무현 정부보다 더 발전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 기회를 놓치면 개헌이 어려울 수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을 포함하는 개헌 국민투표가 함께 이뤄지기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대한다”고 거듭 피력했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 저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자체 개헌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당 모두 이르면 이달 안에 당론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권력구조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민주당과 ‘이원집정부제(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한국당의 입장차가 커 난항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제3회 시도지사간담회가 열린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시도지사 및 정부부처 장차관들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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