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삼성물산(000830)의 건설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 기세를 몰아 올해 매출 30조원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전부터 주택사업 수주가 중단되는 등 건설부분에 힘이 빠지면서 주연이 교체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물산은 1일 지난해 실적(연결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29조 2790억원, 영업이익 881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2%, 531.6% 증가한 수치다.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은 건설부문이다. 지난해 건설부문은 매출액 11조 9829억원, 영업이익 50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26% 급등했다. 그러면서 전체 영업이익의 56%를 건설부분이 견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프로젝트 준공 등으로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수익성 중심의 전략에 따른 수주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 되면서 영업이익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부문의 전망이 밝지 만은 않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한 이후 적자를 이어온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에 힘입어 2016년 2분기부터 흑자전환했다. 건설부문은 합병 이듬해인 지난 2016년 삼성물산 전체 매출액(28조1026억원) 가운데 46%인 12조950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기여도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수익성은 아직까지 건설부문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매출액에 있어서는 상사부문에 뒤쳐졌다. 지난해 상사부문 매출액은 12조 5549억원으로 건설부문(11조 9829억원)을 앞질렀다. 주요 원자재 가격상승과 트레이딩 물량 확대로 인해 매출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13% 상승한 1497억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함께 수익 역시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의 주연이 상사부문으로 교체되는 것 아니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건설의 경우 지난 몇년간의 수주 성과가 이후 실적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전망은 더 어두운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이후 최근 몇 년간 국내 주택사업 수주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주택사업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건설부문을 점차 축소하는 분위기"라며 "이는 오너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재정비 부문의 수주로 인해 공방이 오가는 등 불미스러운 일을 차단하는 분위기로 읽힌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이 보유한 서초빌딩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서초빌딩은 건설과 상사부문의 사옥으로 이용했으나 2016년초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건설부문은 판교, 상사부문은 잠실로 이전한 이후 외부 임대 중이다. 비영업자산인 서초빌딩 보유 필요성이 적어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매출 3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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