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인재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바람을 일으키며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최적의 카드라는 판단에서다.
당 지도부는 최근 한목소리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주선 공동대표가 지난 13일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우리 당의 큰 자산인 만큼, 당을 위해 필요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예다. 이태규 사무총장도 2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야권에서 마땅한 주자가 나오지 않으니까 안 전 대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이라면서 “안 전 대표가 나가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인사들의 이 같은 발언은 신생 정당인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선 파괴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하고, 현재로선 안 전 대표만 한 카드가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한국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묵시적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관측도 깔려 있다.
여당 후보와 안 전 대표 간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지면 해 볼 만한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1일 “안 전 대표가 출마한다면 박원순 서울시장과 상당히 근접전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며 “박 시장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강한 교체 의향과 안 전 대표의 높은 인지도, 보수표로의 외연 확대를 감안한다면 실제 격차는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지지율을 감안하면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지난 9년에 대한 엄중한 민심을 고려하면 안 전 대표가 후보가 되든, 한국당 후보가 되든 그 지지층들이 최대 결집한다고 하더라도 여권의 특별한 악재가 없다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출마 가능성을 닫지 않은 채 서울시장 또는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거나 당 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크게 3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 의견 수렴의 시간을 갖고 있는데 3월 중에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당내 여건과 지방선거 대결구도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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