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한반도 평화정착의 분기점으로 여겨진 평창동계올림픽이 25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남북대화 물꼬가 트인 가운데 문재인정부가 앞으로 안정적인 상황관리를 할 수 있을지, 이를 위한 필수요소인 북미대화로 이어질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이후 계속해서 대화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은 좋은 징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6일 낮 12시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김영철 북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오찬을 하고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측은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화합의 올림픽 정신 구현과 한반도 평화·남북관계 복원의 의미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며 “올림픽 이후에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진전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 대표단 일행은 27일 귀환할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인민생활·경제생활 향상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2018년은 절실한 한 해”라고 강조했다.
반면 기대했던 북미대화는 아직까지 큰 진척이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호흡을 길게 갖고 정부가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현 상황에서는 북한과 미국 모두 ‘내가 원하는 여건을 상대방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을 것”이라며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여건조성 측면에서 보면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북한과 미국 간에 의미있는 대화가 발생할만한, 관계가 변할만한 요인은 발생하지 않았다. 올림픽 전이나 후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도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진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한국,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대화 결과가 비핵화가 돼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자 방남한 김영철 위원장을 만나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 북미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김 부위원장이 ‘북미대화 용의가 있다’고 말한데 대한 반응이다. 그러나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논평에서 “어떤 제재도 도발도 위협도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로 허물 수 없다”며 평행선을 탔다.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다음날인 26일 북한의 김주식, 렴대옥 선수(왼쪽 두번째부터)를 비롯한 북측 선수단과 지원인력 일행이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북으로 출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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