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법정 구속된 가운데 열린 롯데지주 주주총회는 우려했던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발 목소리는 없었다. 하지만 일부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쏟아지면서 난항을 거듭했다.
27일 오전 10시 롯데지주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31층 회의장에는 주주들의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됐다. 이로 인해 주총이 50여분간 중단되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주총이 시작됐지만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총 진행방식과 절차를 두고 잇따라 문제 제기에 나섰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8월 지주사 전환을 위해 롯데제과 등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안을 통과 시킨 바 있다. 당시 열린 주총에서도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 과정에 소액주주들에 대한 설득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 측은 이날 주주 본인과 위임장 대리출석을 합해 711명이 출석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 소액주주들은 본인 출석과 대리 출석자를 구분해 밝혀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소액주주는 "주총에 직접 참석한 주주와 대리행사를 하기로 한 주주를 구분해 말해달라"며 "주총 직전까지 분할합병 이사회 결의에 반대 의사 통지 건수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주주는 "분할합병 안건에서 직접 참석한 주주와 주식 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진행하면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 아니냐"며 "(절차를 안 지키니) 총수가 구속당하고 주주를 무시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측 법률대리인은 "본인과 대리출석 등을 구분하고 있진 않지만, 공증 변호사 참석아래 주총이 진행되므로 법적 하자는 없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주주와 주식 수를 정확히 말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한 주주는 "합병안 설명서에 분할합병 조건만 있을 뿐 계약서는 첨부가 안돼 있는데 주주들이 제대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계약서를 배포해달라"고 항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주주들의 고성이 이어지면서 주총은 50분간 중단됐고 주총 개의 후 1시간이 지나도록 의안은 상정되지 못했다. 결국 황각규 부회장과 감사위원장, 고문변호사들이 나서서 진정시키고자 나서면서 어렵게 상황을 수습했다.
황각규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기본적으로 분할합병이 주주가치를 올리기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본적으로 추구했던 투명성 확보와 지배구조의 거버넌스확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분할합병안의 당위성을 피력하려 애썼다.
결국 주총이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로 넘처나면서 황 회장은 진땀을 흘려야 했고, 경영권 분쟁 재발 우려에 대한 질의에도 "일본롯데홀딩스가 위임장을 통해 이번 합병과 분할합병안에 대해 찬성 견해를 밝혔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 소액주주는 "우리같은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봐도 목소리가 반영되질 않는다"며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한 주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주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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