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이 협상이 결렬됐던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했지만 녹록치 않아 보인다. 노조가 해외매각 방침에 결사 반대하면서 전면 투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채권단이 두 차례에 걸쳐 노사 간 합의시한을 연기하면서 협상력도 약화된 것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더블스타로부터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약 6463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의 45%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가 되며, 채권단의 지분은 42%에서 23%로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매각이 성사되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노조가 채권단의 해외매각 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집행부는 2일부터 광주 광산구 영광통 송신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으며, 채권단이 해외매각 백지화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달말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사측과 46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채권단은 노사 합의안을 거부했다”면서 “채권단이 더블스타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신뢰를 져버렸으며, 결국 해외매각을 위해 형식적인 수순을 진행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블스타는 노조가 매각에 반대할 경우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매각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또한 채권단의 협상력이 약화된 점도 지적된다. 채권단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연장을 무기로 노사 간 경영정상화 합의를 촉구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1월말에 채무상환을 1년 연장하면서 합의 시한을 2월말로 늦췄고, 지난달말에 다시 한 번 연기했다.
채권단은 이번에 노사합의 불발로 더블스타에 매각되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면서 노조를 압박한다는 의도이지만 채권단이 두 차례에 걸쳐 양보하면서 협상의 주도권을 잃었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게다가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지역 여론이 높아지고 있으며, 작년 더블스타와의 매각협상 시 9500억원 수준이었던 금액이 최근 6400억원대로 3000억원 가량 낮아지면서 책임론이 제기되는 점도 채권단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결정을 늦추면서 오히려 부담만 커졌다”면서 “노조가 법정관리를 감수하더라도 해외매각에 반대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면서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 매각 방침을 밝힌 가운데, 금호타이어 노조는 고공농성 등 강경 투쟁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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